도하훈련에 참가한 북한군이 자행포의 이동에 맞춰 무거운 무반동포(비포)를 옮기고 있다

도하훈련에 참가한 북한군이 자행포의 이동에 맞춰 무거운 무반동포(비포)를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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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민족의 최대 명절인 음력 설을 맞이했다. 남한과 동일하게 북한주민에게도 최장 4∼5일의 '황금 휴가'를 선사했다. 특히 올해 북한주민들은 주말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3회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 연휴 이틀을 합쳐 최장 8일의 연휴를 보내는 특급 명절을 맞았다.


북한은 원래 음력설이 중국 역법에 따르는 봉건유습이라 하여 양력설만 인정하다가 1989년부터 구정을 부활, 2003년부터는 사흘간의 휴일로 공식 지정하고 있다. 이 기간 북한 주민들은 남한주민들과 달리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단지 설날 아침 가족, 친척들이 다 같이 모여 떡국을 끓여 먹고 덕담을 나눈다.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점은 남한과 같다. 남한보다 남성중심적 가정생활의 관습도 강해 결혼한 여성들이 시부모댁을 먼저 찾아 음식 준비에 전념해야 한다. 가족뿐 아니라 친지나 이웃을 찾아 설 인사를 하고 설 음식도 나눠 먹는 것이 풍습이다. 일부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은사를 방문하기도 한다. 또 황금 연휴에 집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 각종 오락시설 등을 찾아 즐기며 평양같은 대도시에서는 명절맞이 '맛집 탐방'도 성행한다.


작년 설날 저녁엔 평양과 주요 도시에서 축포를 쏘아 올리며 명절 분위기를 띄웠고, 김일성광장과 대동강유보도(강안도로), 주체사상탑 앞 광장 등은 이를 구경하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북한 매체들은 평양체육관과 함흥광장 등 전국의 광장과 공원에서는 줄넘기, 제기차기, 연 띄우기를 비롯한 다채로운 민속놀이가 펼쳐졌고, 문수물놀이장, 인민야외빙상장, 능라곱등어(돌고래)관 등이 관광객들로 붐볐다고 전했다.

2011년 설연휴는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현지부대를 찾아다니며 군부대를 격려했지만 지난해 설연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모행사만 이어졌다. 12일까지 사흘간 이어지는 북한의 올해 설연휴는 북매체들이 연일 김정은 우상화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2011년 설연휴를 맞아 방송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노동당 및 북한군 실세들을 이끌고 북한 은하수관현악단의 '설명절음악회'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음악회에는 합창 '우리민족 제일일세'와 여성독창 '우정의 노래', 여성3중창 '사회주의 너를 사랑해' 등이 무대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의 보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동행한 당 군 간부들의 호칭을 모두 '동지'로만 표기됐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영림 내각 총리,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리을설 원수, 김철만 당 중앙위원,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전병호 내각 정치국장,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김기남ㆍ최태복ㆍ홍석형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리용무 국방위 부위원장이 공연을 함께 봤다. 음악회에 앞서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인민군 제6556군부대 지휘부를 시찰했다. 그해 북한 매체가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을 보도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하지만 2012년 설연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 북한주민들은 차분하게 보냈다. 대신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생전 모습과 강성대국 건설, 후계체제에 대한 유훈을 더욱 부각하며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군인들과 각 계층 근로자들은 김일성광장, 평양체육관 광장 등에 설치된 김정일 위원장의 태양상(초상화)을 찾아 꽃바구니 등을 놓고 추모했다.


북한군이 도하훈련을 벌이고 있다.설상복을 입은 스키부대 뒤로 군인들이 뜰다리를 옮기고 있다.

북한군이 도하훈련을 벌이고 있다.설상복을 입은 스키부대 뒤로 군인들이 뜰다리를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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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군의 도하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군의 도하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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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에 있는 김일성 주석의 동상 앞에도 마찬가지였다.북한 매체들은 명절임에도 주민들이 김 위원장의 생전 모습을 그리워해 무척 슬퍼했다고 전하거나 김 위원장의 과거활동 등을 조명하며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다.


2013년 설연휴 북한매체들은 민속명절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부각하는데 힘썼다. 조선중앙TV는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 더욱더 아름답고 희망찬 앞날을 약속하며 설명절의 아침이 밝아왔다"며 "지금 천만군민의 가슴은 경애하는 원수님의 두리(주위)에 굳게 뭉쳐 그이의 영도 따라 내 나라, 내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하여 억세게 싸워나갈 한마음으로 불타오르고 있다"고 축원인사를 했다. 대내용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설명절에 온 나라에 차고 넘치는 것은 김 제1위원장에 대한 고마움과 충정의 일편단심이라며 김 제1위원장의 안녕을 축원했다.


북한군도 설연휴기간 명절 중에 전투정치훈련이라 부르는 동계훈련을 쉬며 특별한 보급품없이 휴일을 즐기기도 한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민족의 명절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김일성(4월 15일)ㆍ김정일(2월 16일)의 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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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65회 생일을 맞아 조달되는 선물은 통상 김정일 명의로 주민들에게 배급하는 쌀ㆍ밀가루ㆍ육류ㆍ식용유ㆍ사탕ㆍ술 등 생필품 위주의 명절 선물과 권력 핵심층과 간부들에게 나눠 주는 양주ㆍ시계ㆍ양복ㆍ가전제품 등 고급품으로 나뉜다. 특별히 600여 '충성가문'에는 승용차ㆍ고급 손목시계ㆍ귀금속ㆍ포도주ㆍ캐비아 등을 준다.


이것은 내부 동요를 막고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일종의 통치술이다. 선군정치를 기반으로 하는 북한 통치자는 군부대에 육류ㆍ과자류ㆍ담배 등을 선물하고 군 고위 장성들에게는 간혹 벤츠 승용차, 특별 주문 제작한 고급 양주나 고가의 사치품 등을 선물로 준다.이 자금들은 대부분 군수물자 수출을 통해 획득한 돈이며, 군에서 운영하는 '외화벌이 돌격대'를 내세워 국가 재정에 기여한 데 대한 보상과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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