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마취한 뒤 이를 배경으로 '수술 인증샷'을 찍는 간호사들의 모습은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다. 수술 도중 간호사의 셀카에 동조하며 카메라를 응시하는 원장의 모습도 혀를 차게 만든다. 최근 빈번한 성형수술 사고의 원인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지난 21일에도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에서 턱 수술을 받던 여대생이 회복실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숨졌다. 이 병원은 국내 성형외과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명한 곳이다. 이 병원뿐만 아니다. 지난해 쉐도우 닥터 논란을 일으킨 성형외과를 포함해 강남의 대형 병원들이 줄줄이 사망사고를 냈다.
문제는 이들 성형외과가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환자가 의료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을 경우 파악조차 어렵다. 복지부는 이번 수술 중 생일파티 사진과 관련 해당 병원의 위법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 마저도 언론보도가 이뤄진 덕분이다. 알려지지 않은 사고는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의료사고 병원에 대한 사후조치도 미온적이다. 우리나라 성형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인들 사이에 성형관광의 메카로 꼽힌다. 이처럼 관리ㆍ감독이 부실하다면 제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무용지물이다. 안전을 보장할 깐깐한 관리가 절실하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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