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점 발광소자'…고휘도 디스플레이·조명 나온다

국내 연구팀 효율에 영향 미치는 핵심 요소 규명

▲양자점 발광소자.단면 현미경(좌)과 발광 모습.[사진제공=KIST]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에너지 효율이 높고 밝으면서 다양한 색상을 내는 디스플레이가 있다. 이른바 궁극의 디스플레이로 인정받고 있는 '양자점 발광소자'이다. 국내 연구팀이 양자점 발광소자의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를 찾아낸 것이다.

국내 연구팀이 에너지 효율이 높고 밝은데다 다양한 색상 구현이 가능해 궁극의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양자점 발광소자'의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을 밝혔다. 연구팀은 발광소자의 발광층에서 발생하는 양자점들 사이의 에너지 전달 현상이 소자의 효율을 떨어트린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런 에너지 전달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팀은 양자점의 구조를 변화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적색 소자 중 세계 최고 밝기를 지니는 고효율 양자점 발광소자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차세대 고색순도 디스플레이와 고휘도 조명등에 폭넓게 적용될 전망이다.

양자점은 1-20나노미터(1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를 지니는 동그란 모양의 반도체 나노입자이다. 크기, 모양과 조성에 따라 방출하는 빛의 파장이 손쉽게 조절된다. 높은 광효율과 우수한 색순도를 지니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조명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양자점 전계 발광소자'는 디스플레이나 조명 같이 빛을 내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소자 내부에 양자점들을 필름 형태로 코팅하고 전기를 공급한 것이다.

양자점 소자의 효율을 규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동일한 크기의 빛을 내는 양자점 코어(Core) 위에 다양한 두께를 가진 껍질층(Shell)을 단계적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된 다양한 양자점은 코어 크기가 동일하기 때문에 광학적 특성이 유사한데 그 껍질(Shell)의 두께 차이로 인해 에너지 전달 효율에 큰 차이를 지니게 된다.

얇은 두께의 껍질을 지니는 양자점 필름 내에서는 에너지 전달(Energy Transfer) 현상이 가속화되고 이는 급격한 광효율 저하 현상으로 이어졌다. 반면 두꺼운 껍질의 양자점은 코어 간 간격이 멀어지고 그에 따라 에너지 전달 현상이 감소하여 높은 필름 효율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높은 전하 밀도에서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로 상업화가 어려운 발광소자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팀은 낮은 전하 밀도에서 높은 전하 밀도까지 전하량을 달리해 양자점 내부로 들어가는 전하량의 변화가 양자점의 소자 특성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낮은 전하 밀도에서 높은 전하 밀도까지 전 영역대에 걸쳐 두꺼운 껍질의 양자점이 높은 광자 변환 효율과 소자 구동 안정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결과를 활용해 적색 발광소자를 개발했고 개발된 소자는 높은 전하 밀도에서도 뛰어난 안정성과 현재까지 보고된 소자 중 세계 최대 밝기인 10만 nit(니트) 밝기를 구현했다.

현재까지 양자점을 활용해 개발된 발광소자는 색순도가 높은 장점이 있는데 실제 디스플레이 제품에 쓰이는 밝기 영역에서는 효율이 비교적 낮고 안정성이 저하되는 등 상용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양자점 구조에 따른 발광소자의 효율과 안정성 문제를 해결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조명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이병권)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의 배완기 박사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도창 교수팀, 서울대 이창희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이번 성과를 이뤄냈다. 재료분야 과학전문지 'Advanced Materials'지 12월 17일(논문명: Influence of Shell Thickness on the Performance of Light-Emitting Devices Based on CdSe/Zn1-XCdXS Core/Shell Heterostructured Quantum Dots)'자에 실렸다.

배완기 박사는 "이번에 규명된 양자점 발광소자의 효율저하 원인을 해결하고 또 소자의 구동 안정성을 확보하면 양자점 기반의 차세대 고색순도 디스플레이와 고휘도 조명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높은 안정성을 지닌 양자점 소재와 소자 구조 개발에 집중해 양자점 기반 기술의 상용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