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에서 거주하는 홀몸 어르신 월세 보증금 300만원 지원...주민 재능기부로 보일러·싱크대 마련, 후원물품도 지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 복지예산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요즘 공공부문과 더불어 민간이 적극적으로 나서 틈새계층을 돌본다면 재정 부담이 분산될 뿐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마을공동체를 형성해나갈 수 있다.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 휘경2동 희망복지위원회(위원장 정동해)가 지난 10일 갈 곳 없는 주거 취약 홀몸 어르신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줘 화제가 되고 있다.

빌라를 소유하고 살던 전모 할머니(73)는 집을 담보로 큰사위에게 보증을 서줬는데 갑자기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어르신 집이 경매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하루아침에 집이 없어지고 돈 한 푼 없이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돼 소유하고 있던 빌라 옥상에 천막을 치고 거주하게 됐다.

이 소식을 접한 휘경2동 희망복지위원회는 긴급하게 회의를 소집하고 월세 보증금 및 집수리 지원을 결정했다.

전모 할머니가 거주했던 천막

전모 할머니가 거주했던 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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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해 위원장과 위원들은 지역 내 부동산중개소, 지인들을 동원해서 백방으로 돌아다녔으나 집을 쉽게 구할 수는 없었다.


며칠 동안 발품을 팔아 어르신이 거주하기 적합한 집을 찾아냈으나 건물주는 수리할 부분이 많고 수리비용이 많이 드니 월세를 놓지 않겠다고 거부했고 만나주지도 않았다.


정 위원장은 여러 번의 유선통화로 동 희망복지위원회의 설립 목적과 하고 있는 활동들을 설명했다.


또 동 희망복지위원회가 책임지고 집수리를 할 것이고 월세도 정해진 날짜에 입금될 수 있게 하며 문제가 생기면 동 희망복지위원회에서 모든 것을 책임질 것을 약속하고 어렵게 집을 계약할 수 있었다.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 천막에서 거주하는 어르신을 위해 계약하는 날 바로 집을 점검하고 이틀 동안 희망복지위원회 위원들과 전문가 5명이 참여해 보일러, 싱크대, 수도꼭지를 교체하고 방바닥 방수를 처리했다.


집 구하는 것부터 보증금 300만원 지원, 부동산 수수료 지불, 각종 집수리 등 모든 과정은 희망복지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재능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송병학 휘경교회 담임목사는 어르신을 직접 방문해 이불과 김치를 전달, 삼육치과병원(원장 김병린)은 백미, 라면, 화장지, 겨울내의를 전달했다.


또 서울영어학원교회(담임목사 이광제)는 19일 교회에서 개최하는 자선 음악회 때 후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전 할머니는 “천막에서 지낼 때는 밤 12시가 넘어도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친척집에서 자더라도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이제는 내 집 같이 따뜻하고 포근하게 푹 잘 수 있다. 짐이 정리되면 대궐 같을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이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동해 위원장은 “날씨는 계속 추워지고 어르신이 천막에서 거주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하루라도 빨리 따뜻한 곳으로 모시고 싶어 공사를 긴급하게 했고 어르신이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 홀몸 어르신의 주거 지원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대문구가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동 희망복지위원회는 지역사회의 복지문제는 지역주민이 스스로 해결한다는 취지로 동별 30~80명의 주민들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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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희망복지위원회에서는 생계, 의료는 물론 위기가구에 대해 긴급지원을 하는 사업을 비롯 북한이탈주민 돌봄서비스, 냉·난방제품 지원, 침수·화재 시 긴급 주거지원 등 동대문구 14개동 공통사업과 함께 특화사업으로 밑반찬 배달, 이미용서비스 등을 추진 중이다.


유덕열 구청장은 “앞으로도 동 희망복지위원회를 더욱 활성화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지속적으로 발굴·지원해 모두가 행복하고 따뜻한 동대문구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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