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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아침]'장군의 아들' 김두한의 삶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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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1972년 오늘은 한 주먹에 상대를 쓰러뜨린다 하여 ‘잇봉’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김두한이 고혈압으로 사망한 날입니다.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아들로서 ‘장군의 아들’로 더 유명한 그는 일제하에 국내 최초의 상설 영화관 ‘우미관’을 중심으로 한 조선 주먹의 대부였습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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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 국내 주먹들을 평정하는 과정과 한국에 진출해 있던 야쿠자와의 대결을 그린 영화가 바로 ‘장군의 아들’이죠.

해방 후 한 때 좌익활동을 했으나 곧 조선공산당을 탈퇴하고 우익으로 전향했습니다. 47년에는 미군정의 포고령 위반으로 사형을 선고 받기도 했으나 구명되었고 48년에는 대한청년단의 감찰국장 겸 건설국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승만에게서 요직 제의를 받았으나 자유당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그는 거절했고 이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54년 제 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종로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기도 했으나 이승만의 종신제 추진에 반대했습니다. 56년에는 이승만을 민족반역자라고 비판하다 국가원수모독죄로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판잣집 철거나 이재민이 발생할 때마다 앞장서서 해결하는데 노력하는 등 서민들의 삶에도 애착을 보였습니다.
김두한 하면 ‘주먹’ 다음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국회 오물 투척 사건일 것입니다. 66년 9월 22일 당시 한국비료가 사카린을 밀수한 사건으로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하던 중 무소속의 김두한은 발언대에서 “국민의 재산을 도둑질하고 이를 합리화시키는 당신들은 총리나 내각이 아니고 범죄 피고인에 불과하다. 그러니 우선 너희들이 밀수한 사카린 맛을 봐라”라며 준비해간 똥물을 던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다 병보석으로 석방된 그는 7대 국회 때 수원시에서 야당인 신민당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그러나 유세 도중의 발언이 문제가 돼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돼 다시 옥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72년 54세의 일기로 고혈압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집은 성북구 정릉의 무허가 집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가 죽은 날은 유신헌법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돼 압도적인 지지로 유신헌법이 확정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 후 40여 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정치 현실은 얼마나 바뀌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김두한이 말한 '범죄 피고인'이 여전히 많은 것 같아 씁쓸합니다.






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itbri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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