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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습격]세상에는 세상이 없다(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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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世上)이란 말만큼 괴상한 말도 없다. 이게 무슨 뜻인가. 사람이 살고 있는 곳? 그렇다면 '저 세상'은 어떻게 된 것인가. 세상이 있다면 세하(世下)도 있어야 할 법 한데 그건 왜 없는가.

세(世)가 사람들을 가리킨다면, 왜 하필 사람들의 '위'를 가리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불렀을까. 분석하기 어려운 이 말 속에는, 인간이 삶과 존재를 인식하는 원형적인 비밀이 숨어있는 것 같다.
상(上)은 땅 위의 존재라는 것을 의식한 말인 듯 하다. 땅을 밟고 선 존재가 인간이라는 의식은, 인간이 숨쉬며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기도 하다. 세(世)는 복수(複數)의 사람을 가리키거나 삶과 같은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을 가리키는 것 같다. 인간들이 딛고 있는 땅의 윗자리로 숨쉬는 공간이, 세상이다.

그렇다면 인터넷 세상은 어떻게 된 것인가. 여기엔 땅을 딛고 있는 공간이 없지 않은가. 예전의 개념으로 새로운 문명을 설명하려다 보니, 유격(遊隔)이 생긴 것일까.

인간들의 윗자리라고 표현된 그것은, 혹시 인간의 얼굴 부위를 가리킨 것은 아니었을까. 눈코입귀 혹은 손으로 벌이는 온갖 일들이 세상사임을 살펴낸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인터넷세상도 눈코입귀의 문제들이 떠도는 공간이니, 그리 오버한 용어는 아니지 않겠는가.

'낱말의 습격' 처음부터 다시보기

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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