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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의 '프로슈머' 현상…팬心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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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온 성근 간 동열…두 감독의 운명에는 '달라진 세상'이 있다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프로야구 한화가 김성근 감독(72)을 뽑은 날 KIA의 선동렬 감독(51)은 사표를 썼다. 이름난 두 감독이 들고 나는 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팬심(心)'. 팬들의 요구가 관철됐다는 점이다.

특히 한화팬들의 목소리는 거취를 두고 추측만 무성했던 김 감독의 최종 행선지를 결정했다. '김성근을 원한다'는 1인 시위와 함께 '김성근 영입 홍보 동영상'이 온라인에 돌았다. 선임이 결정되고 이튿날인 26일 대전 중구 은행동 '문화의 거리'에는 '김성근 감독 취임기념 108배'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노재덕 한화 단장(50)도 "(김 감독은) 우리가 찾던 후보군에 있었다. 팬들의 요구도 고려 대상이 됐다"고 했다.

프로야구 한화의 새 사령탑에 선임된 김성근 감독[사진=아시아경제 DB]

프로야구 한화의 새 사령탑에 선임된 김성근 감독[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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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력한 브랜드 '김성근 야구' = 김 감독은 이제 열화와 같았던 팬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야신'으로 불리는 그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어느덧 그의 나이 일흔을 넘겼고, 이끌어야 할 팀은 지난 3년간 정규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화팬들이 보고 싶은 장면은 경기에서 자주 이기는 모습이다. 그래서 한화팬들에게 혹독한 훈련과 치밀한 분석, 이기는 야구로 대표되는 김 감독의 철학은 매력적이다.
김 감독이 가장 먼저 손볼 부분은 팀의 체질이다. 한화의 올 시즌 승률은 4할(49승 2무 77패ㆍ승률 0.389)을 밑돌았다. 그만큼 지는 데 익숙해 있는 팀이다. 그의 야구는 나이와 경력이 우선하지 않는다. 가능성을 보이고 기량이 좋은 선수가 우선적으로 경기에 나간다.

SK 감독 시절 최정(27)과 박정권(33) 등도 이런 단계를 거쳐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한화팬들도 이 같은 김 감독의 지도력을 기억한다. 2005~2010년까지 SK에서 활약했던 김재현 SBS스포츠 해설위원(39)은 "한화에는 젊고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며 "이런 가능성이 김 감독이 추구하는 근성 있고 이기는 야구와 조화를 이룬다면 한화는 강한 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대환영과 우려 = 일단 선수단과 팬들은 '한화맨'이 된 김 감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구단에서도 '만년꼴찌' 이미지를 벗기 위해 김 감독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2005~2012년까지 SK에서 뛴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41)도 "김 감독(님)의 영입은 한화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증거다. 구단으로서도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 한화 주장 고동진(34)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선수들도 궁금해한다"며 "사령탑 교체를 계기로 선수들 사이에서도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김 감독 영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아니다. 향후 1~2년 사이 성적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한 우려다. 회원수 2만명에 이르는 한화 서포터즈 '잇츠(It's)한화' 이영준 회장(32)은 "(김 감독의) 지도력은 이미 검증이 됐고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면서 "당장 성적이 안 나오면 '김성근이 와도 안 되는 팀이 한화'라는 이야기가 나올까봐 걱정하는 팬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한화는 투타에서의 불균형이 자주 나타났다. 당장은 수비 조직력 개선에 힘써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동열 KIA 타이거즈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선동열 KIA 타이거즈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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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난 팬심' 이기지 못한 'SUN' = 김 감독의 한화행을 팬들이 이끌었다면 선 감독의 사퇴 뒤에도 팬들이 있었다. 재신임(19일) 6일 만에 자진사퇴. 지난 3년간의 성적부진과 그에 대한 책임에는 한때 KIA를 상징했던 '무등산 폭격기'도 예외가 아니었다. 팬들은 재신임 이튿날 선 감독이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팀 재건 계획을 외면했다. 오히려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선동열 재계약 철회' 서명운동까지 벌어졌다. 선 감독도 "재계약 이후 팬들의 반대를 보고 그만둘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 불거진 안치홍(24) 군 입대 관련 '임의탈퇴' 논란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진위는 더 따져봐야겠지만 선수단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선 감독의 모습에 팬들은 마지막 기대를 내려놓았다. 결국 떠나는 선 감독과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KIA 구단의 이면에는 '성난 팬심'이 자리했다. KIA는 분위기 쇄신을 위한 새로운 감독 선임에 착수했다. 당분간은 한대화 수석코치(54)가 팀을 이끈다.

◇ 김성근

▲생년월일 1942년 12월 13일 ▲출생지 일본 교토
▲체격 180㎝ㆍ82㎏
▲출신교 일본 가츠라고-동아대
▲가족 부인 오효순(69) 씨와 1남 1녀

▲ 감독 통산성적
- 2327경기 1234승 57무 1036패

▲주요 경력
- OB 감독(1984~88년), 태평양 감독(1989~90년), 삼성 감독(1991~92년), 쌍방울 감독(1996~99년), LG 감독(2002년), SK 감독(2007~11년), 고양 원더스 감독(2011~14년)

◇ 선동열

▲생년월일 1963년 1월 10일 ▲출생지 광주
▲체격 185㎝ㆍ97㎏
▲출신교 송정동초-무등중-광주일고-고려대
▲가족 부인 김현미(49) 씨와 1남 1녀

▲감독 통산성적
- 1158경기 584승 21무 553패

▲주요 경력
- 해태 타이거즈(1985~95년), 주니치 드래곤즈(1996~99년), 삼성 감독(2005~10년), KIA 감독(2012~14년)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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