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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뷰] 다가오는 '다이버전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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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요즘 글로벌 경제의 사고뭉치는 '슈퍼 달러'다. 달러화가 초강세로 내달리면서 글로벌 경제 곳곳에서 말썽을 피우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유로화를 포함한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의 가치를 산정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주말 86.7까지 올랐다. 2010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12주 연속 상승세다. 이로 인해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2012년, 일본 엔화에 대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작성했다.
당장 직격탄을 맞은 귀금속 및 원자재, 원유시장이 가격 급락으로 요동치고 있다. 이로 인해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시장(EM)의 경제는 일찌감치 빨간 불이 켜졌다.

더구나 달러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 심리까지 겹쳐지면서 신흥국 자본시장에 들어왔던 해외 자금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대부분 아시아 신흥국 대부분의 증시가 하락하고, 환율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는 것도 결국 슈퍼 달러의 '행패 '때문이다.

전 세계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이 달러화 강세 기조의 파장과 대책을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때 놓쳐선 안 될 것이 슈퍼 달러의 배후다. 유수한 석학과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다이버전스(divergence)'를 지목해왔다. 분기(分岐) 혹은 차별화로 해석되는 용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이든 신흥국이든 예외 없이 경제회복에 온갖 정책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제회복 속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나홀로 성장'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독주채비다. 미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는 4.6%를 기록했다. 지난 3일 나온 미국의 실업률은 5.9%까지 떨어졌다.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2분기 성장률은 0.7%에 그쳤다. 유로존은 최근 경제회복은커녕 디플레이션을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신흥국들의 경제 성장률도 침체되고 있고 중국조차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국이 처한 경제 현실의 차이는 정책과 돈의 흐름의 차별화로 직결되기 마련이다. 견조한 성장과 경제회복을 확인한 FRB는 이제 긴축으로 정책 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그동안 4조달러나 뿌려댔던 양적완화 정책을 완전히 종료시킨다. 곧바로 금리인상을 위한 준비에도 나설 전망이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긴축에서 경기부양과 양적완화로 정책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달러화와 유로화가 극명한 대비를 보인 것은 FRB와 ECB의 엇갈린 통화정책이 빚어낸 변주곡이었던 셈이다. 이제 각국 중앙은행들의 연합전선은 무의미해지고 각자 살아남기 위한 각개약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예측이 가능하면 공포심도 적어지고 피해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다이버전스는 지구촌 경제에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다. 향후 어떤 분야와 지역에서 문제를 일으킬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실제로 올해 초 월스트리트에선 유로 증시가 뉴욕 증시의 대안으로 떠올랐고 채권 시장의 약세 전망도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런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다이버전스의 실제 위력을 간과했던 탓이다.눈앞에 성큼 다가선 다이버전스의 위기를 넘길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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