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을 상대로 고가 캐쥬얼 웨어 열풍을 일으켰던 ‘아베크롬비앤피치’(A&F)도 결국 이같은 추세에 무릎을 꿇었다. 마이크 제프리스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북미에서 판매되는 내년 봄 신상품부터 로고를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높은 인기를 끌었던 이 회사의 값비싼 후디나 티 셔츠에는 예외없이 큼지막하게 ‘Abercrombie & Fitch’라는 로고가 붙어있었다. 그동안 짭짤한 수익을 올리게 해줬던 ‘브랜드 장사’를 사실상 포기하는 결정이다.
실제로 브랜드를 내세운 A&F의 인기는 요즘 내리막길이다. 이날 발표된 지난 분기 실적은 8억9100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6%가 줄었다. 수익은 좋아졌지만 이는 점포 축소 등 경비절감에 따른 것이다.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면서 주가는 이날에만 4.84% 하락했다.
A&F가 주춤하는 사이 저렴한 가격과 신속한 트렌드 상품을 갖춘 ‘패스트 패션’ 업체들은 급속히 10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H&M’이나 ‘포에버21 ‘등이 대표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에버21에서 청바지 한장에 8달러에 판매하고 있으니 A&F가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큰 로고가 붙은 제품을 입으면서 광고해주는 것도 소비자들이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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