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들을 밀쳐내지 말라"며 "모든 이들의 간청에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하라"고 조언했다.
17일 오후 4시 30분 프란치스코 교황은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에 참석, 영어로 강론(연설)했다. 이날 미사는 대회 참가자 청년들과 아시아 주교단 50여명은 물론, 참석을 희망하는 모든 이에게 개방됐다. 대전교구 측은 전체 참석자 규모를 4만5000여 명으로 추정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성경에 나오는 '가나안 여인의 간청'을 인용, "우리 익명의 도시들 속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외침이고, 여러분 또래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외치는 절규이며, 오늘날에도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죽음과 박해의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순교자들의 기도"라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이것은 흔히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서 터져 나오는 절규다. 이 절규에 우리가 응답하자"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마치 곤궁한 이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주님과 더 가까이 사는 데 방해가 되는 것처럼, 우리에게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들을 밀쳐 내지 말라"며 "그래서는 안 된다!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간청에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해 주시는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충언했다.
또 '젊은이'라는 두 번째 낱말을 묵상하며 그는 "여러분은 젊은 시절의 특징인 낙관주의와 선의와 에너지로 충만해 있다"며 "낙관주의를 그리스도교적인 희망으로, 에너지를 윤리적인 덕으로, 선의를 자신을 희생하는 순수한 사랑으로 변화시켜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성덕의 아름다움과 복음의 기쁨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유혹을, 또 그러한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아시아의 젊은이여, 일어나라!"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교황의 강론은 평소에 하던 이탈리아어가 아닌 영어로 이뤄졌다. 교황은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 라틴어, 영어, 프랑스어 등 모두 8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는 능숙하지만, 영어는 그다지 유창한 편은 아니다. 이 때문에 교황은 방한을 앞두고 영어 공부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23개국 청년들과 교황이 함께하는 이날 미사는 다양한 언어의 향연이 됐다. 독서는 타갈로그어와 인도네시아어로, 신자들의 기도(보편지향기도)는 일본어, 영어, 힌디어, 한국어 등으로 낭독됐다. 그 밖의 기도문과 관련, 교황은 라틴어로, 신자들은 각자의 모국어로 진행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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