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 조선가톨릭교협회 측은 지난 7월말 우리 측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 앞으로 "지금 서울에 나가기에는 생각이 많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생각이 많다'는 말은 예를 갖춰 거절한다는 북한식 표현으로 알려졌다.
우리 카톨릭계는 지난 5월 중국 선양에서 북측 천주교 인사들을 만나 오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천주교 인사를 보내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말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천주교가 중국과 북한을 거쳐 남한에 유입된 만큼 북한 지역에는 여전히 교인들이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만약 북한의 '천주교인'이라는 사람들이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집전했다가 미사의 절차나 성서의 내용 등을 모른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북한에게는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고 따라서 한미군사훈련을 핑계로 삼아 아예 화근을 없앤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또 "남북한 천주교인들이 모여 미사를 할 경우 북한이 아니라 남한 정부가 남북화해를 추구하는 모양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