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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의 '함정'

최종수정 2014.07.11 11:20 기사입력 2014.07.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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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산업개발, 관변단체 자유총연맹에 인수 뒤 내리막길
적자 없던 알짜 공기업, 당기순익 급감ㆍ출자회사 부실 논란
노조, 낙하산 경영진 부실경영ㆍ특혜의혹 검찰 고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공기업의 '알짜' 자회사가 경영능력이 없는 우익 단체에 의해 운영되면서 심각한 부실을 안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전산업개발의 노동조합은 2002년 한국자유총연맹이 한전산업개발을 인수한 이후 정피아ㆍ관피아 등 '낙하산' 인사들에 의해 광범위한 부실경영ㆍ특혜가 벌어졌다며 전ㆍ현직 경영진과 관계인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한전산업개발은 발전소 연료환경 설비 운전ㆍ정비 및 전기검침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로 1990년 한전이 100% 출자한 공기업으로 출발했지만 2002년에 정부의 민영화 절차에 따라 자유총련이 지분 51%를 인수해 민영화됐다. 그러나 자유총련 측은 특혜를 받아 한전사업개발을 인수한 뒤 이른바 '먹튀'행각을 벌여 왔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 신민식 한전산업개발 노조위원장은 "회사 인수 시 관변단체인 자유총련이 들인 금액은 6억6000만원뿐이었고, 707억원에 달하는 인수비용은 대부분 석탄재 업체 보증금ㆍ은행 융자 등으로 마련했다"며 "특혜를 받아 인수한 후 자유총련은 주주배당ㆍ사옥매각ㆍ지분매각 등으로 10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겼고, 사람만 남은 회사를 모 대기업에 매각하려고 하는 등 먹튀 행각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른바 '정피아ㆍ관피아' 의혹도 제기됐다. 신 위원장은 "자유총련은 인수 후 전문성 없는 정피아ㆍ관피아들이 임원직을 차지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며 "자유총련과 경영진의 무능한 판단과 무분별한 신규 투자로 인해 지분법손실 및 투자주식 손상차손 165억원, 대손상각비 75억원, 대한광물에 대한 지급보증 손실 37억원 등 총 277억원의 투자관련 손실이 계상됐다"고 지적했다.

출자회사 매각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 측은 "한산산업개발, 원일개발 등 출자회사를 당시 자유총련 박창달 회장의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홍모씨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며 "2012년 가계약 당시에는 잔금 38억9000만원을 완납한 후에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지만, 잔금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듬해 2월7일 본계약을 체결해 모든 소유권과 경영권을 홍씨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노조 측은 대한 광물 설립 후 주가조작 의혹 등을 추가로 제기하면서 "그럼에도 현 임원진은 부실 경영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의 주장은 이 회사의 최근 경영실적에서 상당 부분 근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999년 감사보고서 공개 이후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었지만 최근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2012년에는 일부 사업부문에서 큰 폭의 적자를 내며 당기순이익이 28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기업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부채비율도 아직까지 회계 상으로는 90%대지만 보증 채무를 포함하면 239%로 치솟게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출자회사 부실논란이 벌어져 투자ㆍ연대보증금을 포함한 640여억원 가량의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전산업개발 주변에서는 이같은 위기의 원인으로 무엇보다 자본조달과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관변단체가 공기업을 인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연합 팀장은 "일반적으로 민영화 이후에는 수익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한전산업개발의 경우는 특이한 사례다"라며 "자유총련에 의해 민영화되면서 전문성 없는 경영진이 내려오고, 이사회가 갈등을 겪으며 투자손실과 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총련 관계자는 "아직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등 답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추후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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