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문수산성, 신라식 추정 성곽 발견

김포 문수산성에서 발견된 신라식 추정 성곽 외벽(자료=김포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조선시대 산성으로 알려진 경기도 김포 문수산성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신라식으로 추정되는 성곽이 발굴됐다. 문수산은 예부터 군사전략의 요충지로 이번 발견은 삼국시대 관방사(關防史)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학계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의 지원으로 발굴조사 중인 김포시는 그동안 조선 숙종 20년(1694년)에 축조된 대표 조선산성으로 인식돼온 문수산성을 보수, 정비하면서 정상부 장대지 하단 50여m 능선을 따라 축조된 성곽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성벽은 문수산의 정상부와 8~9부 능선을 따라 축조한 테뫼식(산봉우리를 감싸고 두른 형태) 석축산성으로 남아있는 성벽의 높이는 140∼180cm, 폭 380∼500cm이다. 성의 외벽은 바른층 쌓기로 장방형의 석재를 이용했으며 지형을 계단상으로 굴착해 지형이 낮은 외벽부터 쌓은 후 내벽과 동일한 높이부터 내외벽을 동시에 축조했다. 굴착부와 내벽사이의 공간은 흙으로 다져 회곽도를 만들었다. 성벽주변에서 토제말 1점, 인화문 토기편 및 횡선문, 격자문 기와편 등 7세기에서 9세기의 유물이 수습돼 성벽의 축조시기를 가늠케 하고 있다.

발굴조사를 지휘한 안승연 고려문화재연구원 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김포지역의 관방체계와 삼국의 역학관계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이번 성벽 발굴에 대한 학술자문위원회에 참여한 학자들은 "삼국시대 성벽과 조선시대 성벽이 교차되어 축조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 이므로 교차관계를 면밀히 확인해 봐야한다"고 요청했다.

문수산은 서해를 거쳐 염하강을 따라 올라오는 배와 대동강과 예성강을 따라 평양, 개성 등지에서 서해안을 따라 내려오는 배를 모두 살필 수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군사 전략상 비중있는 요충이었다. 김포 문수산성은 김포반도에서 강화로 바다를 건너는 갑곶나루를 중심으로 문수진을 포함해서 문수산 능선을 따라 총 둘레 6.2km에 이르는 대규모 석축산성으로 병인양요 당시 한성근이 조선팔도 포수들과 함께 프랑스 군을 맞아 격전을 벌인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번 발굴조사는 김포반도가 삼국 각축의 최전방이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어 지역 향토사 연구는 물론 삼국시대 관방사 연구에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발굴조사 최종보고회는 오는 27일 오전 10시에 김포시청 상황실에서 있을 예정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