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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소식] 김명범 '시소(SEESAW)' 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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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김명범, '무제', 스테인레스 스틸, 나무.

김명범, '무제', 스테인레스 스틸,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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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범 작가의 '시소' = “삶과 죽음은 함께 내재해 있다. 크고 수많은 가지를 뻗은 나무일수록 죽음과 가깝다.”

주로 나무와 동물 뼈로 설치작업을 하는 작가 김명범이 최근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장을 가득 매운 절단된 대형 나무 한그루도 있으며, 사슴 두골에 연결된 나뭇가지, 노동을 위한 연장에 이어진 손잡이 등 곳곳에서 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미국 시카고와 뉴욕에서 전시를 열고 활동했던 김명범은 작업을 위해 박제사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 동물박제와 뼈, 뿔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는 “사슴은 번식기를 앞두고 뿔의 성장 상태가 절정에 이른다. 수태한 이후엔 뿔은 탈각돼 땅에 떨어져 다른 생명체들의 칼슘 공급원이 된다”며 “나무처럼 뿔에도 생사가 공존하고 있다”고 했다.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은빛 삽을 단 곡괭이도 전시장에 세워져 있다. ‘무제’라는 작품이다. 곡괭이 손잡이는 지팡이처럼 구부러져 있다. 작가는 “노동과 나이 듦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 시간이 가면서 더 느낄 수 있는 청춘의 에너지를 나타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메인 작업인 '시소(SEESAW)'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 타봤을 시소의 구조와 형태를 그대로 나무 한그루에 은유했다. 잘린 밑동은 전시장 바닥에 이파리 몇 가닥이 달린 수많은 가지들은 천장에 매달려 있다. 밑동과 가까운 부분엔 시소를 상징하는 손잡이가 박혀 있다. "잘려서 시소가 된 나무"다. 좌우의 상하 움직임을 상상하게 하는 나무는 다시금 일종의 생명을 부여받은 듯하다.

전시장에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설치작품들 사이사이로 하얀색과 붉은색이 교차되는 막대사탕 모양 밧줄 작품, 풍선을 물고 있는 박제된 생선, 풍선에 달린 사랑니처럼 코믹스러운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앞으론 놀이동산 모습의 전시를 한번 열어보고 싶다. 우리의 삶과 노동, 예술 그리고 죽음조차도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를 즐거운 분위기로 전달하는 그런 장을 마련해보고 싶다." 6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 인. 02-732-4677~8.
박윤경, 조애리, 방&리 작가의 작품들.

박윤경, 조애리, 방&리 작가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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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리, 박윤경, 조애리 그룹전 = 갤러리 시몬에서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중인 젊은 작가들의 그룹전 '어라이벌(ARRIVAL)' 전이 열리고 있다. 방자영, 이윤준 작가팀 '방&리'는 뉴미디어 아티스트로 텍스트 작업을 거울과 조명에 담아 선보였다. 'Too many promises so little time(짧은 순간의 너무 많은 약속들)', 'Make mistakes without fear of judgement from friends(친구들의 평판에 대한 두려움 없이 실수를 저질러라)' 등 수많은 텍스트들이 거울에 담겨있다. 작가는 "거울과 같은 재료는 우리가 늘 자기자신을 보기위해 접하는 피하기 어려운 물건인데, 본질적이고 원초적이다. 관람자 스스로가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글씨를 해석하는 순간을 의도했다"고 말했다. 'promise(약속)'이라는 글자로 된 네온 조명들은 너무 많은 (지켜지지 못한) 약속들처럼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퇴색된 모습을 꼬집고 있다.

작가 박윤경은 캔버스천을 감싸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나무틀과 천을 부각한 작품을 내놨다. '회화' 자체의 본질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구상한 것이다. 벽면에 부착된 것이 아닌 마치 여닫는 문처럼 벽에 세운 틀과 알록달록한 추상그림, 바닥에 깔린 러그는 전시공간을 걷는 감상자에게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조애리의 경우 바람을 맞는 빽빽한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는 모습들을 흑백으로 담은 비디오 작품을 전시했다.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흑백의 그림자로 형상을 가공해 마치 애니메이션같은 느낌이다. 작가는 자연물과 함께 인식 속에 담긴 분위기, 보는 것에 대한 반응들을 결합해 자연과 환경에 대한 고조된 감정과 향수를 표현했다. 조 작가는 최근 광화문, 숭례문, 동대문, 한강 등 역사적인 장소들과 문화재를 중심으로 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7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시몬. 02-549-3031.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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