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함께여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김연아(24)가 가슴에 담아둔 작별 인사를 건넸다. 팬들은 물론 세계 최고의 피겨 스타들도 '피겨 여왕'의 앞날을 격려했다.
오프닝 프로그램에서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 은반에 등장한 김연아는 애니메이션 영화 '겨울왕국'의 주제곡인 '렛잇고(Let it go)'에 맞춰 출연진과 군무를 했다. 주인공 엘사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큰 호응을 얻었다. '도전과 환희, 겨울 왕국의 피겨 축제로의 초대'를 주제로 한 1부 공연에서는 열한 번째 순서로 등장했다. 김연아가 지나온 발자취를 사진으로 돌아보는 영상이 소개되자 관중석이 술렁였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피겨, 세계 최고를 향한 꿈과 도전, 그리고 행복한 추억'을 메시지로 전달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연기를 마치자 1만여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작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작별인사'로 꾸민 2부 공연은 은퇴하는 김연아를 위한 무대였다. 2013 컵 오브 차이나 금메달리스트인 얀 한(중국)은 "김연아는 내 마음 속의 여신"이라고 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우승자인 알렉세이 야구딘(러시아)은 "김연아의 미래는 레드 와인처럼 아름다울 것"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캐나다의 피겨 스타 스테판 랑비엘은 "김연아는 우리를 항상 행복하게 했다. 앞으로도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곧바로 검붉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김연아는 새 갈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나인 챔버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반주에 맞춰 트리플 살코와 더블 악셀 등 점프 요소를 완벽히 수행했다. 연분홍 드레스로 장식한 피날레 무대의 주제는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였다. 진정한 작별 인사에 팬들은 또 한 번 기립박수로 김연아와의 마지막을 추억했다. 김연아는 오랫동안 손을 흔들며 은반을 떠나지 못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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