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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책 전시장'이 들려주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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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책'을 모티브로 해와 달을 소개하는 전시장 일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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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이 된 오누이' 애니메이션 한 장면.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애니메이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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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어린이들을 위한 전시공간이 '팝업책'을 확대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서울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내 어린이박물관에서 열리는 3번째 전래동화 전시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다.

우선 전시장 속으로 들어가는 터널을 지나 어두컴컴한 숲속의 밤 풍경이 펼쳐진다. 전시 벽면에는 페달을 밟으면 다양한 동물들이 튀어 나오고, 꽃들의 향기도 맡아볼 수 있는 장치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나무 위 걸터앉은 눈을 부릅뜬 부엉이가 공포감을 자아내고, 엄마를 잡아먹은 호랑이가 오누이의 집에 당도하는 모습이 그림자 인형극으로 마련돼 있다. 이어 엄마로 변신한 호랑이와 공포에 사로잡힌 오누이의 모습이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진다. 배우가 아닌 인형이 움직이는 '스톱애니메이션'인데, 이는 '무한도전', '걱정인형' 등을 제작한 김준문 감독의 작품으로 귀엽고 재밌는 캐릭터들이 눈길을 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애니메이션 부스를 지나 드디어 대형 '팝업책' 형상으로 구성한 놀이공간이 나온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재미를 주는 여러 기구들이 설치돼 있다. 동아줄을 잡고 어린이들이 암벽타기와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부엌으로 들어간 호랑이를 혼내주는 세트장 그리고 호랑이를 물리치는 놀이가 담긴 터치스크린 게임 등이다.
우리나라 전통 베개 양끝에 붙어있는 장식판인 '베갯모'에는 꽃, 새, 호랑이, 글자 등 무늬로 꾸며져 있다.

우리나라 전통 베개 양끝에 붙어있는 장식판인 '베갯모'에는 꽃, 새, 호랑이, 글자 등 무늬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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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와 같은 이 공간은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전래동화와 호랑이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책을 읽어줄 수 있는 서재나 호돌이 인형, 전통 베갯모에 그려진 호랑이 그림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을 비치해 뒀다. 대형 동화책은 호랑이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팥죽 알을 먹는 호랑이, 효심 깊은 아들을 테마로 한 전래동화로 보리출판사의 동화책들이 활용됐다. 또 국학진흥원에서 스토리텔링 교육을 받은 할머니 교사 3명이 월, 수, 금요일 마다 하루 4차례 10~15분 정도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뒀다.

신나게 이곳 놀이공간에서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이어서 빛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체험들을 즐길 수 있다. 글과 그림으로 해와 달을 그려보고, 외국에서의 '해와 달 이야기'의 배경을 공부해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조명 영상의 신비로운 색의 빛들을 의자에 앉아 천장을 바라보며 감상할 수 있다.

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원 줄거리에 저마다의 경험과 상상이 더해져 또 다른 이야기로 재탄생하는 것이 ‘옛날이야기’의 진정한 힘"이라며 "오누이가 주인공이 돼 엄마가 없는 상황에서 무서움과 두려움의 대상인 호랑이와 맞서 이겨나가는 과정을 ‘두려움→극복→용기와 도전→빛과 희망’이라는 4가지 테마로 전시를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23일 열린 이번 전시는 오는 2016년 3월까지 계속된다. 02-3704-4540.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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