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한국형 헤지펀드'는 출범 2년여 만에 수탁고 2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현지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이들은 전망은 밝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고 지적했다.
한국시장에 출시된 헤지펀드의 78%는 롱숏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운용 노하우 부족 등으로 전략상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전 세계적으로는 에쿼티 롱숏전략의 비중이 줄어드는 등 다양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말 글로벌 시장에서 에쿼티 롱숏 기반 헤지펀드는 전체의 60% 정도를 차지했다. 또 고위험ㆍ고수익에서 중위험ㆍ중수익형으로 바뀌고 있다.
세금 등 규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국내 헤지펀드는 최소가입금액이 5억원 이상, 재간접 헤지펀드는 1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일반 개인투자자의 경우 접근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세금도 따로 내야 한다.
헤지펀드 활성화에 따른 공매도 증가 현상 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보성 KDB대우증권 싱가포르법인장은 "영국이나 태국의 외환위기가 헤지펀드 때문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지나치게 고평가된 주식을 단기간에 공매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2월 출범 당시 2370억원 규모였던 한국형 헤지펀드 수탁액은 올해 1월 2조97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처럼 한국형 헤지펀드가 인기를 끈 것은 ▲3년 넘게 박스권에 갇혀있는 코스피지수 ▲기업 이익정체 ▲주식형 펀드의 부진한 성과 ▲중위험ㆍ중수익 트렌드 확산 ▲안정적 수익률을 추구하는 기관투자자 수요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형 헤지펀드를 도입한지 2년이 지나면서 안정적인 트랙레코드가 축적되자 기관투자자들의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투자를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의 경우 연기금 펀드의 대체투자 중 헤지펀드 투자비율은 89.3%에 달한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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