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0일 IMF위기 이후인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금융산업 관련 주요 통계지표를 정리·분석해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금감원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IMF위기를 맞으며 금융회사 퇴출 및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며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고 평가했다. 규모적인 측면에서의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돼 질적 안정성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금융회사의 총자산은 1999년 말 975조원에서 지난해 말 3120조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국내총생산(GDP)이 같은 기간 2.3배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GDP보다도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은행과 생명보험회사는 대형화를 통해, 손해보험회사와 증권·자산운용사는 신규 진입 등을 통해 성장했다. 부실금융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대형화도 이뤄졌다. 1999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는 13개 금융지주회사 체제가 설립됐다. 이는 2001년 금융지주회사법이 제정되면서 은행을 중심으로 그룹화를 추진한 영향이다.
금융산업 고용인력은 금융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히 늘었다. 1999년 말 23만7000명이던 규모는 지난해 말 27만8000명으로 17% 증가했다. 금융산업과 관련된 종사자 전체를 포괄하는 금융산업 취업자 수는 2004년 말 73명7000명에서 지난해 말 86만4000명으로 늘었다. 금융상품 모집인은 불건전 모집인 정리와 일부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영향으로 최근 3년째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약 31만명으로 집계됐다.
자본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외국계 금융사의 진출이 확대된 점도 두드러지는 변화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투자비중은 1999년 말 18.9%에서 지난해 말 32.6%로, 채권시장은 0.3%에서 6.8%로 지속 성장했다.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 진출이 늘면서 외국계 금융사 비중도 은행 14.6%, 생보사 10.9%까지 증가했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소비자들의 투자성격도 변모했다.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뿐 아니라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성 상품에 대한 판매도 늘어난 것. 펀드 수탁고는 1999년 194조원에서 금융위기 전인 2008년 359조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다소 줄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335조원으로 3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랩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특정금전신탁 등의 판매규모도 크게 늘었다.
금감원은 투자성 상품 판매가 늘고는 있지만 가계는 여전히 예금 중심으로 금융자산을 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가계 금융자산은 예금(44.1%), 보험 및 연금(28.6%), 채권·주식(25.1%) 등으로 구성돼있다. 가계 저축률은 외환위기 직전 최고치인 21.6%에서 2002년, 5년 만에 0.4%로 급락하였다가 최근에는 3%대에 정체하고 있다.
IT 발달로 인해 인터넷뱅킹 비중이 크게 느는 등 금융이 디지털화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창구텔러 비중은 2005년 26.3%에서 지난해 12.2%로 감소한 반면 인터넷뱅킹(입출금 및 자금거래 기준)은 18.6%에서 34.1%로 상승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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