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생체인식기술 관련 출원은 216건(2011년)에서 394건(2013년)으로 45% 증가했다. 지문인식이 31.7%로 얼굴인식(44.7%)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고, 홍채인식이 8.6%를 차지했다. 잦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공인인증서에 대한 불신감이 고개를 들고 있는 요즘, 복제하기 힘든 생체 정보로 본인인증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은 매력적이다. 암호와 달리 잊어버리거나 헛갈릴 염려도 없다.
그렇다면 국내기업들의 지문인식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국내 대표 보안기업 슈프리마(대표 이재원)는 지문인증 모듈 제품이 지난 4년 연속 코트라가 주관하는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됐다. 국내 중소기업 중에서는 유일하다. 2000년 설립된 이래 생체인식 분야를 선도해온 이 기업은 지문인식 핵심 알고리즘이 2004년·2006년 세계 지문인식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현재 120개국에 수출을 진행 중이다.
크루셜텍은 국내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에 지문인식 기술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다. 팬택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지문인식 스마트폰 '베가 LTE-A'에도 이 업체의 솔루션이 적용됐다. 모바일 결제업체 다날의 지문인식 결제 솔루션에도 기술을 공급했다. 지난 달에는 세빗(CeBIT)에 참가해 지문인식이 탑재된 TV리모컨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도 이같은 추세에 대응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카메라 모듈 업체인 해성옵틱스가 홍채인식 카메라 모듈을 공개했으며, 지문 1위 업체 슈프리마도 홍채 인식 분야 기술을 갖고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삼본정밀전자도 홍채인식 장비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며 증권가에서 향후 홍채인식 시장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향후 생체보안은 번호·암호 방식의 패스워드를 천천히 대체해 나갈 전망이다. 인식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지문·홍채뿐만 아니라 머지 않은 미래에 정맥·심박수·손 모양 등으로 스마트폰을 해제하거나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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