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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시스브로', 숨은 코드는 '남남북녀'와 'O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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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터(자매)와 브라더(형제) 합성어…독자 브랜드로 해외시장도 진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남남북녀(南男北女)'라는 말에서 따온 '시스브로(SISBRO)' 브랜드를 출시했다. 시스브로 브랜드가 박힌 옷과 신발을 오는 4월 열리는 패션 박람회에 선보이며 해외시장 진출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침체됐던 개성공단에 활기를 불어넣는 한편 개성공단 세계화에도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시스브로 탄생 이면에는 '주문자생산방식(OEM)' 업체들의 애환과 슬픔도 녹아 있다.

5개 업체 CEO와 공동으로 시스브로 브랜드를 탄생시킨 이희권 나인JIT 대표는 7일 본지 인터뷰에서 "시스브로를 만든 것은 OEM 업체로서의 한계를 절감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폐쇄 사태를 겪은 많은 업체들이 이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OEM은 주문업체들이 요구하는 상품을 제조업체가 만들어 공급하고, 이를 주문자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개성공단 내 OEM 업체의 비중은 80%에 달한다.

지난해 4월 북한의 일방적 입경 차단으로 시작된 개성공단 사태가 6개월 동안 이어지면서 OEM 업체들의 피해는 막심했다. 대기업ㆍ해외 바이어들이 거래를 끊거나 거래를 이어가더라도 교묘하게 주문량을 줄이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폐쇄 전 80%였던 가동률은 사태를 겪고 난 후 30%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같은 폐쇄 사태를 겪었지만 자기 브랜드가 있는 업체들은 큰 피해가 없었다"며 "개성공단이 막히면 해외 공장에 의뢰해 제품을 만들어내면 그만이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이 정상화된 지 5개월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남북관계는 여전히 위태위태하다. 가까스로 이산가족 상봉에 동의한 북한은 6일 성명을 통해 이산상봉 재고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인지 기업인들은 새 브랜드에 남북 화합의 염원을 담았다.
시스브로는 '시스터(자매ㆍSister)'와 '브라더(형제ㆍBrother)'의 합성어다. '남남북녀'에서 영감을 얻었다. 시스브로를 판매하는 법인 이름은 '케이즈원'으로, 'Korea is One(한국은 하나다)'의 줄임말이다.

케이즈원에는 성화물산, 나인JIT, 디엠에프, 팀스포츠, 화인레나운, 나인모드 6개사가 공동출자했다. 삼덕통상, 대일유니트 등도 협력업체로 참여했다. 참여 업체가 대부분 섬유ㆍ신발업체 위주지만 향후 전자ㆍ금속 업체들에게도 브랜드를 개방할 계획이다.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으로 세계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이 대표는 "개성공단 세계화를 위해서는 외국기업을 우리 개성공단에 유치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세계에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며 "오는 4월 2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K패션 박람회'에서 본격적으로 국내외 바이어 유치를 시작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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