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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신고리 원전 1,2호기 재가동 현장은 지금…

최종수정 2014.01.13 07:47 기사입력 2014.01.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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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신고리 원전 1,2호기 재가동 현장은 지금…

[울산=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7년보다 더 길게 느껴진 7개월이었습니다."

지난 10일 찾은 한국수력원자력의 고리원자력본부 내 신고리 원전 2호기 주제어실(MCR)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7개월 만에 신고리 2호기 재가동을 위한 계통 병입을 시도하는 날. 모처럼 활기를 찾은 MCR에는 원자로 조종사 등 10여명의 운전원들이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신고리 2호기가 멈춰선 것은 지난해 5월 말이다.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제어케이블이 쓰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짝퉁 부품' 논란을 낳았고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호기 등 3개 호기는 결국 가동을 멈췄다. 그날 이후 고리본부의 시계도 '2013. 5. 29. 17시'에 정지돼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 근무하는 이현정 차장(43)은 "지난여름, 일흔의 노모가 '니 회사 때문에 전기 없다꼬 하는데, 우째 선풍기를 키노?'라면서 연신 부채질만 하는 모습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찜통더위보다 더 뜨거운 것은 세간의 눈총이었다. '한수원에 근무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울 만큼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불량 제어케이블을 전부 걷어내고 새로 교체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전무후무한 일인 데다 자칫 발전소 전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고난도의 작업이었던 것. 밤낮 없이 집과 발전소만 오가면서 지낸 지 어느덧 7개월이 지났고 가동을 멈춘 지 219일 만에 드디어 규제 기관의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르포]신고리 원전 1,2호기 재가동 현장은 지금…

MCR를 지나 터빈 건물에 들어서자 수개월 동안 멈춰서 있던 터빈이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신고리 2호기에서 전기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몇 시간이면 100% 출력을 낼 수 있는 화력발전과는 달리 원전은 출력을 조금씩 높이면서 안전성 점검을 하기 때문에 보통 30시간이 지나야 100%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신고리 2호기는 14일부터 100만kW 상당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어렵게 재가동에 들어간 3개 호기를 안전하게 운영함으로써 원전과 한수원에 대한 국민의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사용후 핵연료 저장 시설이었다. 수심 12m, 200평 남짓의 수영장 같았던 사용후 핵연료 저장소에는 핵분열에 쓰이고 난 폐연료봉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신고리 2호기는 상업 운전을 시작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사용후 핵연료 저장소는 거의 비어 있는 상태였다.

노기경 신고리1발전소 운영실장은 "잔잔한 물속에 담겨 평온해 보이지만 원전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 중 한 곳"이라며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는 등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 통제를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밖으로 나가 전망대에 올랐다. 1970년대 우리나라 최초로 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를 비롯해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 4호기의 현장까지 국내 원전의 발상지가 한눈에 들어 왔다.

이곳 고리본부에 있는 6개 호기의 발전량은 3만7174GWh로, 부산ㆍ울산ㆍ경남 전력 공급의 45%를 담당하고 있다. 2015년 6월에 1기당 140만kW급인 신고리 3, 4호기가 준공되면 전력 공급 비중은 66%에 이를 전망이다.

조 사장은 "신고리 3호기는 현재 제어케이블 교체를 진행하고 있고 새로운 납품 업체도 완벽한 절차를 거쳐 선정했다"면서 "당초 밝힌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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