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주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총 5만여점 자료 수집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개관 1주년을 맞은 12월 현재 5만2456점(구입자료 3만7550점, 기증자료 1만4906점)의 자료를 모았다. 수집 자료는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해 구입 및 경매, 기증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뤄졌다.
주요 자료로는 기미독립선언서,님의 침묵초간본,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국어 국정교과서인 '바둑이와 철수'와 같은 희귀 자료, 4·19혁명 당시 여고생의 일기, 5·18민주화 운동 당시 경찰관의 일지와 같은 개인 기록을 통해 현대사를 조명할 수 있는 자료, 파독 광부·간호사, 새마을 운동, IT산업 발전사 관련 자료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등록된 ‘기아 경3륜 트럭 T-600’(등록문화재 제400호)과 한국 대표 시사만화가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 영감’ 원화 6496점(등록문화재 제538-1호), 대한민국 국산 1호 라디오(금성 A-501, 등록문화재 제559-2호)와 국산 1호 흑백텔레비전(금성VD-191, 등록문화재 제561-2호) 등 4건의 등록문화재도 소장돼 있다.
올해 수집된 자료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자료는 ‘고바우 영감’이다.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 영감’은 동아일보 연재를 시작으로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 50년간 1만4139회에 걸쳐 연재한 한국 최장수의 시사만화다. 김 화백이 소장 하고 있는 작품 중 7600여 점의 원화 중 1980년 신군부의 검열에 의해 신문에 게재하지 못한 56점의 원화도 포함돼 있다. 박물관은 내년 하반기 중 소장품 특별 전시회와 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지난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 화폐개혁 관련도 중요 수집자료 중 하나다. 5·16 군사정변 이후 화폐개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유원식 최고위원 등이 작성한 친필 선서문, 각종 문서와 분석자료 등이 일괄 수집됐다. 이 자료는 화폐개혁의 준비과정을 실질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초자료로 관련 연구에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문화 자료로는, 현경섭(玄景燮, 1913~?)의 유품을 꼽을 수 있다. 트럼펫 연주자로 일제 강점기에는 OK레코드사에서, 광복 이후에는 KPK악극단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납북됐다. 자료로는 1939~40년 2년간 공연기록 등을 기록한 일기 2권과 ‘기예자증명서’, ‘악극단 계약문서’, 미공개 희귀본 SP음반 등 260점에 달한다.
이밖에도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의 작품 ‘Chapter One is better than Chapter Eleven’과 1892년 조선과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사이에 체결된 통상조약 문서인 '조오수호통상조약문'(필사본)도 각각 경매를 통해 수집됐다. 또한 현대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임응식(1912~2001)의 ‘구직(求職)’, 전민조(1944~)의 ‘압구정동’ 등 100여 점의 사진작품도 수집, 향후 전시를 통해 사진을 통한 시대상과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박물관이 그동안 수집한 5만 여점의 자료 중 약 30%는 국민들의 기증과 참여를 통해 이뤄졌다. 올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개년에 걸쳐 147명이 기증한 대표자료를 모아 기증특별전 ‘아름다운 공유’를 개최하는 한편 기증자료집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다'를 발간하기도 했다.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의 기증도 이어졌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1970년대 중반 평화봉사단으로 활동할 당시 수집한 워낭과 추억이 담긴 사진 등을, 윤형섭 전 교육부 장관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휘호 '의치병세'(醫治病世; ‘병든 세상을 잘 치료하고 다스리라’)를 각각 기증했다. 김종대 전 단국대 인문대학장은 1967년 당시 중앙정보부에서 발표한 간첩단 사건인 ‘동백림(東伯林) 사건’과 관련, 이 사건을 보도한 독일 언론의 신문기사 스크랩과 현지에서 보내 온 지인과 후원자들의 편지 등을 기증하기도 했다.
향후 박물관은 자료수집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토대로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통해 보다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지속 수집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증 문화의 활성화와 기증자 예우를 강화해 뜻있는 분들의 자료 기증을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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