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떤 기준으로 돌아봐야 할까? 올해의 수입? 성과? 여행을 떠날 때를 생각해 보자. 여행을 떠날 때, 꼭 생각해야 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여행의 목적이다. 휴식을 위함인지, 넓고 다른 세상을 보기 위함인지이다. 둘째, 여행의 목적지다. 뉴욕인지, 제주도인지, 설악산인지. 목적은 있으나 목적지가 없는 여행은 원하는 성과를 얻기 쉽지 않다. 셋째, 목적지에 어떻게 갈 것인가다. 비행기를 타고 갈 것인지, 배를 타고 갈 것인지,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갈 것인지다.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정했다면 그것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도 있어야 한다. 도전이나 열정으로 목표를 이룰 것인지, 배려와 겸손으로 목표를 이룰 것인지, 정직과 성실로 목표를 이룰 것인지 생각과 행동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인생의 목적, 인생의 목표, 인생을 사는 방법을 사람의 가치관이라고 한다. 연말 자신을 돌아보는 기준은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삶을 살았는가'다.
한 해 끝에서 돌아보는 것은 기업도 필요하다. 단지 돈을 얼마나 벌었냐가 아니라, 사람과 마찬가지로 가치관을 중심으로 뒤돌아보자. 기업이 존재하는 목적이나 이유는 무엇인가를 뜻하는 사명(mission)이 있다. 기업이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 구글 같은 회사는 300년 후, 무엇이 되겠다는 원대한 목표인 비전도 있다. 사명과 비전을 이루기 위해 기업이 우선순위로 삼는 것, 구성원들이 일하는 원칙과 기준으로 삼는 것을 핵심가치(corevalue)라고 한다. 이러한 사명, 비전, 핵심가치를 기업의 가치관이라고 말한다.
직장을 위해 열심히 일하자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구성원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 기업에게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 기업의 비전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길게는 20년 후 우리 기업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직원들에게 분명하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직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일했을 때, 우리 기업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어야 직원들은 그 속에서 개인의 행복과 성공을 차근차근 만들어 갈 수 있다.
지금까지 직원들에게 비전 제시도 없이 기업이 경영되었다면, 새해에는 직원들에게 가슴 설레는 비전을 제시해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기업 비전은 개인의 성공을 위한 지렛대다.
정진호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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