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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저성장 성숙' 변곡점 진입, 2014 한국경제 살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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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민간연구소의 진단…신간 '노무라종합연구소 2014 한국경제 대예측'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경제는 도무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선진국들의 불황은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쳐 신흥국 경제성장에도 발목을 잡았고, 여기다 미국, 중국, 일본, 한국은 정권교체에 따른 리더십 공백까지 더해졌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한가지다. 도대체 언제쯤 경기가 회복될 것인가. 아니, 회복될 수 있긴 한 것인가.

연말이 되면서 이처럼 불안정한 경제상황의 미래를 전망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일본의 대표 민간경제연구소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한국의 2014년 경제상황을 6가지 산업 분야에 걸쳐 전망했다. 또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이에 따른 대처방향도 낱낱이 제시한다. 신간 '노무라종합연구소 2014 한국경제 대예측'은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일본과 한국 사무소가 합작으로 2014년의 경제를 전망한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두 가지 핵심 이슈는 "내수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와 역자산 효과, 수출경쟁력 저하를 주도하는 세계경제의 저성장 지속과 직접경쟁 관계인 일본의 엔저 현상"이다.
즉 한국은 급변하는 세계경제를 읽고 기민하게 움직여야함은 물론이고, 그 내부에서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커다란 물결에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를 밑돌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이로써 3년 연속 2~3% 성장이라는 초유의 저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내부적으로 신성장동력을 찾지 않으면 경기 회복은 더욱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 한국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뀌는 변화의 순간"에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도양해야 하는" 갈림길 앞에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주요 수출 부문인 자동차, 전기/전자, IT, 부동산, 금융, 유통 등 6개 산업 부문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전망을 내놓았다. 우선 자동차 산업은 신흥시장 중심의 시장 재편, 현실적 이슈로 대두된 친환경차, 자동차 전장화(전기·전자 장치 시스템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 등의 세 가지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기계 산업이던 자동차 산업이 2014년을 기점으로 컨버전스 산업으로 본격적으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기·전자 분야는 '누가 혁신을 이끌어 가는가'가 여전히 화두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느냐가 관건이다. 구글 글래스, 삼성의 갤럭시 기어, 애플의 아이워치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에어컨, 냉장고 등 백색가전 분야에서는 해외 업체들의 반격이 예전보다 더욱 거세질 것이다. 흑색가전의 강자였던 일본의 파나소닉이 백색가전 시장에 주력할 뜻을 밝힌 상태고, 중국 대표업체 하이얼은 글로벌 기업인수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한국 기업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있다. 미국의 월풀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공장설립 및 인수 등 투자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과 LG가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계속 가지려면 "최근 가전업계에 불고 있는 스마트화를 주도하며 차별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밖에 2014년 IT산업 부문의 경쟁은 이제 기술적 진화보다 개인의 삶에 어떻게 더 파고드는가가 핵심이 됐다. IT기술은 교육환경, 광고시장, 결제방법, 도시 시스템 등 모든 영역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고령화 및 경기침체로 기존의 수익성을 유지하기 힘들어진 유통 분야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생존 요건이 됐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정보를 주기보다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고객의 요구에 조금이라도 맞춰서 소비를 이끌어내는 곳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국내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내년에도 주택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하며 보합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거래가 서서히 움직일 전망이지만, 주택 이외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경우에는 매매차익을 통한 수익 실현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 같은 세부 전망에도 눈길이 가지만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가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다. 한국경제는 "향후 당분간은 가계부채 문제를 계기로 내수 침체에 대응해야 될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해외 경제의 급속한 악화로 인해 한국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수출환경이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는 경우"이다. 이럴 경우 2008년 리먼 사태 당시만큼 버틸 체력이 없기 때문에 안전망으로서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체제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가 내다 본 2014년은 한마디로 "한국이 지속 성장형에서 저성장 성숙사회로 진입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해이다. 한국의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조망한 점이 흥미로우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책이 출간되기 직전인 지난 달까지 총 네 차례의 수정을 거쳤다. 최근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1990년대 일본의 버블붕괴와 얼마나 닮았는지 비교하는 부분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앞으로 수년 간 재정 균형보다 경기를 우선시하는 확장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무라종합연구소 2014 한국경제 대예측 / 노무라종합연구소 / 청림출판 / 1만7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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