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펀드 32년만에 '최악의 해'…내년에는?
금값 출렁이며 금 펀드 자산 695억달러 감소…1981년 이후 최대폭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금값이 출렁이면서 올해 금 관련 펀드들이 32년만에 최악의 해를 보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4곳의 대형 금 관련 상장지수상품(ETP)의 금 보유량은 올해 들어서만 31% 떨어진 1813.7t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ETP의 금 보유량이 떨어진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금 보유량 감소분을 자산으로 환산하면 695억달러(약 73조2000억원)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자산 하락폭은 1981년 이래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내년에도 311t 가량이 ETP에서 추가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ETP 유입액은 지난해 1480억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투자금 유입이 금값 상승을 견인하면서 지난해 금 가격은 11년 동안 6배로 올랐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값은 연중 내낸 약세를 보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9.70달러(0.8%) 오른 1234.60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연초대비 28%나 폭락한 것이다.
헤지펀드업계 거물이자 대표적인 금 강세론자였던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회장 역시 지난달 "더 이상 개인적으로 금 펀드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폴슨 회장이 운영하는 PFR골드펀드는 올해 들어 60% 넘게 하락하며 손해를 봤다.
내년 금값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금값 하락폭이 너무 컸다는 점을 들어 내년에 금값 반등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금값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수년간 금값 상승 요인이 돼온 FRB의 양적완화 정책이 조만간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금 투자 요인인 안전자산 수요와 인플레 헤지용 목적도 약화됐다. 중국과 인도 등 전통적 금 소비국들에서 금제품의 인기가 여전하다고 하지만 금값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로빈 바하 소시에테제네랄(SG) 분석가는 "지난 12년 동안 금값을 지지해오던 요인들이 사라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금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금 관련 상품들의 매도세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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