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초단기 사채를 끌어들여 상조회사를 사들인 뒤 100억원대 고객 적립금 등을 빼돌린 기업사냥꾼 일당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전형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최모(51)·송모(42) 등 그린우리상조 전.현직 대표 2명과 육모(40)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민상조비용 적립금 등 회사자금 14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게 돈을 댄 사채업자 김모(53)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전직 이사 등 달아난 공범 2명은 지명수배 조치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2월 사채업자로부터 130억원을 조달해 그린우리상조를 사들였다.

이들은 잔금을 치르는 과정에서 회사 소유 43억원 상당 자기앞수표를 담보로 내맡기는 등 사채 빚을 갚는 과정에서 회사자금 72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저축은행이 자금세탁을 부탁하며 맡긴 돈 22억원을 포함 65억원을 빌려줬고, 최씨 등은 회사를 사들인지 5일 만에 자금대여 형식으로 회사자금을 빼돌려 이를 갚았다. 지난해 3~4월엔 아파트 시행사업에 손대면서 마찬가지 수법으로 회사자금 44억원을 빼돌려 썼다.


같은 시기 회사 소유 주식과 채권을 팔아치운 돈 24억여원으로 나이트클럽에 투자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에 쓰기도 했다.


2011년 기준 자산규모 220억원으로 업계 9위를 달리던 그린우리상조는 최씨 일당이 인수할 무렵만 해도 150억원대 현금성 자산을 가진 건실한 업체였다. 그러나 최씨 등이 회사를 사들인지 두달 만에 금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가입자 4만여명에 대한 계약은 올해 1월 다른 업체에 넘어갔고 결국 지난달 초 문을 닫았다.


검찰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현금이 풍부한 상조회사가 불법세력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사건”이라며 “경영자의 독단적인 자금운용으로부터 회사 부실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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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경영자의 자금운용이 적절한지 감사나 준법감시인의 검토·통제를 거치도록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또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을 지출하는 경우 정보공개의무를 부여해 고객들에게 자금운용의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입자 500여명에 대해 해약금을 주지 않았다”며 지난 7월 그린우리상조를 고발한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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