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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개혁]"저는 '신의 직장'에 다닙니다"

최종수정 2013.12.12 08:56 기사입력 2013.12.11 15:30

공공기관 방만 경영 사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 한 공공기관에 다니는 A씨. A씨의 자녀는 올해 특목고에 입학했다. 특목고에 입학한 사실도 마음을 들뜨게 하는데 무엇보다 회사에서 자녀의 수업료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어 마음이 날아갈 듯 좋다.

# 의학과 관련된 공공기관에 다니는 B씨. B씨는 다음 주에 장인의 회갑을 맞는다. 처갓집 식구를 볼 수 있어 좋은데 회사는 B씨에게 3일의 휴가를 제공했다. 회갑도 회갑이지만 3일 동안 쉴 수 있어 B씨는 쾌재를 불렀다.
# 집에서 살림을 하는 C씨의 남편은 다음 달에 한 공공기관에서 정년퇴직한다. 정년퇴직하면 가정 살림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C씨는 마음이 가볍다. 회사에서 남편이 퇴직하면 자녀 한 명에 대해 고용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남편은 퇴직하고 자녀가 입사하는 행운을 C씨는 누리고 있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가 파악한 방만 경영 사례는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특별휴가를 척척 제공하고 직원들의 자녀에 대한 복지 후생이 상식을 뛰어넘었다. 여기에 고용세습 등 과도한 복지 후생으로 국민적 비판에 직면했다.

정부는 20개 방만 공공기관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8개 유형과 사례를 파악했다. 우선 교육비 과다지원이 지적됐다. 인천공항공사는 대학생 자녀에 대해 반기별 15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또 석유공사는 자사고와 특목고에 입학한 자녀에 대해서는 수업료 전액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 과다지원도 많이 이뤄지고 있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은 조합원과 직계존비속, 배우자와 그 부모의 건강검진까지 지원했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본인과 가족 의료비로 연간 500만원 한도에서 제공했다.

경조금 지원도 국민적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전력은 산재보험상의 유족보상금 이외에 1억5000만원의 보상금을 자체 지급하기도 했고 한국거래소는 창립 기념일과 근로자의 날에 70만원의 격려금을 직원들에게 제공했다.

특별휴가의 경우는 일반 회사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원자력의학원은 본인은 물론 배우자의 부모 회갑 때 3일, 칠순 때 2일의 휴가를 주고 있다.

고용세습은 일자리로 고민하고 있는 청년층에게 허탈감을 안겼다. 강원랜드는 직무 외 사망과 정년퇴직 시에 해당자의 자녀를 특별 채용하는 고용세습을 진행했고 농어촌공사와 환경공단도 순직과 공상자의 부양가족을 특별 채용하는 사례를 반복했다.

정부는 방만 경영 리스트에 오른 20개 공공기관에 대해서 과도한 복리후생 사례를 유형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내년 1월까지 공공기관정상화협의회에 대책을 보고토록 했다. 또 보수 및 복리후생 관리 항목은 방만 경영 사항 중심으로 평가하고 비중을 기존의 8점에서 12점으로 높였다.

최광해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방만 경영 평가점수가 높아졌는데 이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얻게 되면 전체 평가에서 2등급 이상 하락된다"며 "따라서 방만 경영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하지 않는 공공기관은 평가결과에서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대책을 반드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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