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올 상반기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둘러싼 논란 가운데 하나였던 '쌍봉형(twin peaks)'금융감독체계가 법안으로 발의된다. 쌍봉형은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소비자보호를 각각의 감독기구에서 맡도록 하는 금융감독 형태를 가리키는데, 이번에 나올 법안에는 감독 뿐 아니라 정책기능까지 둘로 쪼개는 내용이 담길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뿐 아니라 금융위원회까지 아예 나누겠다는 점에서 이번 정기국회 논의 과정에 귀추가 모아진다.


14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종걸 민주당 의원(정무위ㆍ안양 만안)은 현행 금융감독체계를 쌍봉형으로 분리하는 내용의 '금융위원회 설치법 개정안'을 다음 주 초 발의하기로 했다.

이 의원이 국회에 제출할 개정안은 감독집행 뿐 아니라 정책기능까지 분리하겠다는 점에서 기존에 발의됐던 법안과 차이가 있다.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내놓은 금융위설치법 개정안에는 정부안과 마찬가지로 금감원만 분리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지난해 김기준 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은 그대로 두되 금융위에서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만 별도로 떼어내는 구상을 법안에 담았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감독정책과 집행기능을 합친 후 건전성감독기구와 소비자보호기구를 각각 설치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쌍봉형을 확실히 구현한 법안"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를 현행 유지한 채 금감원만 둘로 나누는 것은 진정한 쌍봉형 감독체계가 아니라는 의미다.

또 이 법안에서는 양 기구를 관리하는 주체로 국무총리실을 적시해 '옥상옥(屋上屋)' 논란을 차단했다.


이 의원이 금융위까지 포함한 쌍봉형 방안을 구상한 것은 동양그룹 사태가 계기가 됐다. 이 의원은 "동양사태 이후 금융소비자보호 이슈에 대한 국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금감원 분리에 그칠 게 아니라 아예 감독정책기능까지 손 볼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쌍봉형' 법안을 발의한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각 의원들의 반응을 파악하고 있는데 야당 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금융위까지 쪼개는 방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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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봉형은 올 초 박근혜 정부 출범을 전후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확실한 소비자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도 있지만 '감독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반대도 만만치 않다. 호주와 영국, 네덜란드 등이 건전성과 금융시스템리스크 관리감독을 위해 쌍봉형 모델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일단 정무위 차원에서 법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이 의원이 발의할 법안을 포함해 정부안과 기존에 나온 의원 입법안이 모두 심사 대상이 된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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