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2009년 11월 가동에 들어간 기아차의 3번째 해외공장으로 지난달까지 누적생산대수는 111만8637대에 달한다. 조지아공장이 누적생산대수 100만대를 넘긴 건 44개월 만의 일로, 현대기아차 전 세계 해외공장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생산량은 31만대를 넘어섰으며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는 36만7000여대로 역대 가장 많이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만 5년이 채 안 된 공장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자리를 잡았을까.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도입한 3교대제. 조지아공장은 이전까지 주야간 각 10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는 체계였으나 2011년 6월 24시간 생산체제인 3교대제로 전환했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인지도를 넓히며 점유율 9%선을 막 넘어서던 시점이었다.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증산이 필요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을 통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장을 새로 짓는 것 대신 3교대제로 바꾸는 방식을 택했다.
근무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근로시간이 줄며 임금이 25% 정도 줄었지만 노동자들의 반대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기아차에 이어 이듬해 3교대제로 전환한 현대차까지 두 회사는 근무방식을 바꾸면서 1700명 정도를 추가로 채용했다. 3교대제로 바꾸면서 현지 주정부 법정근로시간을 채우지 못하게 됐지만 출근시간을 당기고 점심시간을 조정하는 등 회사도 직원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랜디 잭슨 KMMG 인사관리담당 부사장은 "회사가 잘 돼야 직원들의 일자리도 안정된다는 걸 서로 공감했다"며 "조정과정에서 서로 의견을 많이 나누며 나쁜 감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해외공장에서 급격히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던 데는 협력업체와의 끈끈한 파트너십도 한몫했다. 2006년 현대차와 함께 미국에 진출한 부품업체 대원아메리카는 현대기아차의 생산량이 급증하자 재빨리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생산직 직원을 2배로 늘려 납기를 맞췄다. 김충훈 대원아메리카 법인장은 "조지아공장에 이어 앨라배마공장까지 3교대 전환을 결정했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며 "두 공장 생산량이 12만대 늘어난 만큼 단기간 내 생산대수를 맞추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구 3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면서 현지에서 기아차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페이지 에스테스 트룹카운티 상공회의소 의장은 "과거 이 지역은 벽돌이나 직물산업 위주였으나 산업이 쇠퇴하면서 지역경제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졌다"며 "기아차가 공장을 만들면서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와 든든한 파트너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웨스트포인트(미국 조지아)=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