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르포]기아차, 조지아 공장 가보니…양적·질적 성장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르포]기아차, 조지아 공장 가보니…양적·질적 성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웨스트포인트(미국 조지아)=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도심에서 100여㎞ 떨어진 웨스트포인트 기아차 조지아공장(KMMG). 최종 완성단계인 의장라인의 진행속도가 국내 공장과 사뭇 다르다. 기아차의 국내외 공장 가운데 가장 최근에 완공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눈에 띄게 빠르다. 스튜어트 카운테스 KMMG 품질담당 이사는 11일(현지시간) "공장을 세울 때부터 인력이나 생산관리와 관련한 부분을 면밀히 따져 최적의 효율성을 찾고자 했다"며 "직원마다 업무능력까지 감안해 각 공정에 배치해 생산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은 2009년 11월 가동에 들어간 기아차의 3번째 해외공장으로 지난달까지 누적생산대수는 111만8637대에 달한다. 조지아공장이 누적생산대수 100만대를 넘긴 건 44개월 만의 일로, 현대기아차 전 세계 해외공장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생산량은 31만대를 넘어섰으며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는 36만7000여대로 역대 가장 많이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만 5년이 채 안 된 공장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자리를 잡았을까.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보면 기아차 조지아공장의 가동률은 108.4%, 조지아공장에서 150여㎞ 떨어진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의 가동률은 110.5%로 집계됐다. 자동차업체의 제조경쟁력을 보여주는 HPV는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이 14.4시간, 기아차 조지아공장이 15.9시간으로 현대기아차의 전 세계 공장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현지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노사관계를 비결로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도입한 3교대제. 조지아공장은 이전까지 주야간 각 10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는 체계였으나 2011년 6월 24시간 생산체제인 3교대제로 전환했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인지도를 넓히며 점유율 9%선을 막 넘어서던 시점이었다.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증산이 필요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을 통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장을 새로 짓는 것 대신 3교대제로 바꾸는 방식을 택했다.

[르포]기아차, 조지아 공장 가보니…양적·질적 성장 원본보기 아이콘

근무체계를 바꾸는 과정에서 근로시간이 줄며 임금이 25% 정도 줄었지만 노동자들의 반대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기아차에 이어 이듬해 3교대제로 전환한 현대차까지 두 회사는 근무방식을 바꾸면서 1700명 정도를 추가로 채용했다. 3교대제로 바꾸면서 현지 주정부 법정근로시간을 채우지 못하게 됐지만 출근시간을 당기고 점심시간을 조정하는 등 회사도 직원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랜디 잭슨 KMMG 인사관리담당 부사장은 "회사가 잘 돼야 직원들의 일자리도 안정된다는 걸 서로 공감했다"며 "조정과정에서 서로 의견을 많이 나누며 나쁜 감정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생산량이 늘어난 이상으로 품질에 대해서는 더욱 깐깐해졌다. 이날 둘러본 생산라인 곳곳에서는 '호스후프'라고 불리는 스탠딩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현장관리인과 작업자들이 품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다. 조립공장에서 생산ㆍ공정관리를 맡고 있는 클레이 밀러는 "품질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좋은 차를 만들고 좋은 반응을 얻는다고 본다"며 "수시로 품질교육을 받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해외공장에서 급격히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던 데는 협력업체와의 끈끈한 파트너십도 한몫했다. 2006년 현대차와 함께 미국에 진출한 부품업체 대원아메리카는 현대기아차의 생산량이 급증하자 재빨리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생산직 직원을 2배로 늘려 납기를 맞췄다. 김충훈 대원아메리카 법인장은 "조지아공장에 이어 앨라배마공장까지 3교대 전환을 결정했을 때 눈앞이 캄캄했다"며 "두 공장 생산량이 12만대 늘어난 만큼 단기간 내 생산대수를 맞추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구 3000명 정도의 작은 도시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면서 현지에서 기아차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페이지 에스테스 트룹카운티 상공회의소 의장은 "과거 이 지역은 벽돌이나 직물산업 위주였으나 산업이 쇠퇴하면서 지역경제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졌다"며 "기아차가 공장을 만들면서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와 든든한 파트너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웨스트포인트(미국 조지아)=최대열 기자 dychoi@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개저씨-뉴진스 완벽 라임”…민희진 힙합 티셔츠 등장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국내이슈

  •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해외이슈

  •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