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일본에서 방사선을 차단할 수 있다는 속옷이 선보여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도(共同)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최근 오사카(大阪) 소재 수영복 생산업체 야마모토(山本)화학공업이 방사선 차단 기능 속옷과 수영복을 이달 출시한다고 밝혔다.

야마모토는 탄소와 고무가 섞인 자사의 속옷이 인체에 해로운 베타선을 100%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마모토에 따르면 베타선 구성 물질인 베타입자는 근육을 변형시킬 수 있다. 여기에 인체가 노출될 경우 암이 생기거나 사망할 수 있다.


방사선 차단 수영복은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뒤처리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디자인됐다. 무게 3㎏인 수영복은 완벽하게 재봉돼 오염된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는 게 야마모토 측의 설명이다. 방사선 차단 수영복 가격은 10만5000엔(약 114만원), 속옷은 8만850엔이다.

그러나 방사선 차단 의류의 기능에 대한 의문이 속속 제기됐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기회주의적인 장사꾼들이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사기치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노이로제에 걸린 일본인들을 상대로 한 '공포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무엇보다 야마모토가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베타입자는 두꺼운 옷으로도 차단이 가능하다. 알루미늄 호일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재료만으로도 베타입자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베타입자는 공기를 통해 이동하는 게 아니라 물질을 섭취했을 때 체내로 유입된다. 더욱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문제가 된 방사선은 알파나 베타도 아닌 감마다. 후쿠시마 주변의 통행금지 구역에서 검출되는 방사선은 감마다. 야마모토의 방사선 차단 의류에는 베타선 차단 기능만 있다니 무용지물인 셈이다.


포브스는 방사선 차단 속옷이 원전 청소 피고용인을 위해 고안된 장비라는 야마모토의 설명도 상술이라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방사선 차단용으로 야마모토의 의류를 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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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업계에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알파선과 베타선 차단 장비를 만들어왔다. 따라서 야마모토의 제품은 방사선 차단복을 이미 갖춘 원전 근로자들에게 필요한 옷이 아니라 방사선 공포에 떨고 있는 일본인들을 겨냥한 꼼수 상품이라는 게 포브스의 지적이다.


포브스는 "야마모토의 1000달러짜리 '공포 유발 의류'가 일본이나 주변국에서 불티나게 팔릴지 모르지만 차라리 요오드약을 먹는 게 낫다"고 비꼬았다. 포브스는 이어 야마모토의 감마선 차단 의류 개발 계획에 대해서도 "작업복이나 서핑보드 옷으로 쓰면 모를까 감마선 차단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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