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업계 '흑기사' 사우디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중동지역 공급 구멍을 메우는 오일업계 '흑기사'로 등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사우디의 원유 공급량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8월 하루 평균 1020만배럴을 공급했다. 사우디가 원유 수출로 챙기는 돈은 하루 평균 10억달러가 넘을 정도다.
사우디 인접국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도 역대 최고 수준인 하루 평균 28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걸프 지역 '트로이카'는 글로벌 전체 원유 수요의 17.1%를 감당하고 있다. IEA가 산유량을 집계한 30년 역사상 걸프 지역 '트로이카'의 시장 점유율이 18%를 넘었던 적은 없다.
FT는 이미 세계가 사우디 원유생산에 많은 의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붐도 사우디 석유 산업에 큰 위협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2011년 리비아에서 내전으로 원유 생산이 중단되고 지난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평균 100만 배럴로 2011년 말(220만 배럴)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최근 리비아, 시리아, 북해 등에서 급격한 원유 생산량 감소 현상이 나타났을 때에도 원유 수급 불안 완화를 위해 흑기사로 나선 곳은 사우디였다.
장 스튜어트 크레디트 스위스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아무리 셰일가스 개발에 속도를 낸다 하더라도 사우디는 글로벌 원유 공급의 중점적 역할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우디가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만 봐도 지금 세계 원유 수급이 예상 보다 빡빡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회복으로 내년 세계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미국, 인도, 중국은 사우디가 충분한 원유 생산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 에 없는 처지다.
IEA는 세계 경제가 계속 개선되고 있어 내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10만배럴(1.1%) 증가한 9200만배럴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T는 다행이도 사우디가 현재의 생산량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하루 평균 2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더 공급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지난주 "우리는 원유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하면서 필요에 따라 증산 의지를 내비친 것도 이러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IEA는 사우디의 올해 원유 생산 능력을 하루 평균 1250만배럴로 추산했다. 사우디의 충분한 원유 생산 능력으로 현재의 빡빡한 원유 수급 상황은 몇 개월 뒤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IEA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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