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에 빠진 차기 전투기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차기전투기(FX) 사업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방위사업청은 8조3000억원의 비용으로 60대의 차기전투기를 구입해야한다. 현재까지 예산에 맞춰 제안서를 제출한 기종은 미국 보잉의 F-15SE가 유일하다. 방사청은 FX사업의 기종 선정을 위해 앞으로 예산을 증액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어 유력한 후보기종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예산은 종합평가의 일부분이다. 다음주에 결정될 종합평가는 비용 30%, 성능 33.61%, 운용적합성 17.98%, 경제적ㆍ기술적 편익 18.41% 등 4가지 요소를 모두 따진다. 이 때문에 예산에 맞춰 선택한 F-15SE이 종합평가에서 3위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군은 그동안 차기전투기 성능중에 스텔스 기능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다. F-15SE는 1960년대에 개발된 F-15 모델의 개량형에 불과하고 스텔스 기능은 검증되지 않았다. 한국군이 앞으로 차세대전투기를 개발하기 위한 KF-X사업을 위한 기술이전도 충분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진행해온 입찰 절차를 원점으로 돌리고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당국으로서는 난감하다. 원점 재검토로 가면 1~2년 이상 사업 지연에 따른 전력 공백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지금까지 입찰에 참여해온 업체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초 예산산정부터 잘못된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사업을 계획했던 2010년 당시 국방부 산하 국책 기관은 사업 참가가 예상됐던 업체로부터 고성능 전투기 60대를 도입하는 데 드는 돈이 얼마나 될지 추정치를 받았다. 이 기관은 예상 가격 평균치와 협상을 통한 가격 하락 가능성을 종합해 예산 8조3000억원을 산정했다. 예산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는 국회에서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 2011년 국회 국방위 전문위원실은 고성능 전투기 60대를 도입하려면 정부가 산출한 예산보다 1조8000억원가량이 부족해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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