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신중한 검토를 거친 결과 9월 초 미국ㆍ러시아 정상회담을 개최할 만큼 양자간 현안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4~5일 모스크바로 가는 대신 스웨덴에 잠시 들르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이같은 결정은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 등을 폭로하고 러시아로 임시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30)의 신병 처리에 러시아가 협조하지 않은 데 대한 항의성 조치다.
오바마 대통령도 전날 NBC방송의 '제이 레노의 투나잇 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양국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전통적으로 미국은 범법자가 있을 때 러시아를 존중하고 협력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 측의 이번 결정으로 최근 러시아의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 지원,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MD) 체계 등을 놓고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양국간 갈등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은 미국 정치권에서 백악관을 상대로 양자회담 계획 취소를 거듭 압박한 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찰스 슈머(민주ㆍ뉴욕) 상원의원은 최근 "러시아는 미국의 등에 칼을 꽃았다"면서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 취소에도 양자회담 초청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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