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홍콩 주식시장의 대표지수인 항셍지수는 올해들어 4.3% 하락했다.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11%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가 16% 상승하고 영국 FTSE세계지수(FTSE All World Index)가 8.6% 올랐다.
30년째 홍콩달러 가치를 미국 달러에 연동시킨 달러 페그제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의 통화정책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 금리도 미 금리 변화를 따른다. 한편으로는 중국 본토 바로 옆에 위치한 중국의 특별행정구로서 중국 경제 흐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그동안 중국의 고성장을 염두에 두고 홍콩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다.
말레이시아 증권사인 CIMB의 짐 맥카퍼티 리서치센터장은 "홍콩은 스스로의 통화정책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없다"면서 "정책적 관점에서 보면 미국의 속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셍지수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면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스 탐 JP모건자산운용 스트레티지스트는 "최근 몇 달 동안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는 매우 실망스러웠는데,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계속 느려질 것이란 걸 알 수 있게 한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홍콩 주식시장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은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주식시장을 위협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일본의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가 꼽힌다. 최근 6개월 사이 많은 투자자들이 홍콩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했다.
FT는 다만 홍콩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커졌다고 진단했다. 현재 항셍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3배 수준으로 최근 5년 평균 12.6배 보다 상당히 낮아졌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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