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칼질 공약가계부에 野 "전면수정"…與도 불만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실천을 위해 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 대한 정치권의 불만이 계속 표출되고 있다. 특히 사회간접자본(SOC)예산을 대폭 줄여 복지공약 실천에 쓰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 불평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갖고 공약가계부의 전면수정을 요구했다. 그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역대 정부 최초로 공약가계부를 작성해 공개한 것은 잘 한 일이다"면서도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원마련방법이 구체적이지 않고, 각종 사업의 실현 가능성도 떨어지는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특히 "사회간접자본 예산 11조 6000억원을 줄여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역의 신규 SOC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면서 "행복연금,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 복지부문 예산 배정액도 현장 전문가들이 추산한 금액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논란이 일자, 정부가 부랴부랴 '지방공약 이행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약 가계부'에도 포함되지 못한 사업이 과연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염려가 크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박근혜정부는 지방공약 이행을 위한 계획과 '부자감세 철폐'등 근본적인 재정개혁 내용을 마련해서, 공약가계부를 전면적으로 수정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말했다.
앞서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정부의 공약가계부 발표가 있던 지난달 31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MB(이명박) 정부 들어 과도하게 증가한 SOC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의 여지는 있으나, 과도한 감축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낙후지역의 신규 SOC사업 마저 불가능하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출신의 강봉균 전 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새누리당 원내대책위원회 워크숍 특강에서 "복지재원 135조의 60%를 기존예산절감으로 충당하기 위해 SOC 예산을 삭감할 경우 경기 위축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있다"면서 "SOC 예산의 70~80%는 계속공사비이기 때문에 이를 삭감하면 공사 중단 또는 공기지연의 비경제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 신규 사업 전면보류를 선택할 경우, 국민과의 약속인 지역개발공약은 지키지 않는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기존 예산의 삭감은 경기효과가 큰 공공투자사업을 대폭 축소하기보다는 각종 정부보조금을 정리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며 복지사업은 기존사업과 신규공약사업을 묶어서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은 임기 후반으로 미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새누리당도 공약 이행과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서는 지방 SOC 삭감은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다. 유일호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에서 "140개 국정과제와 별도로 6월중 발표할 지역공약 이행계획에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재정계획이 완성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대변인은 "나라살림을 계획적이고 효율적으로 집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높이 평가하지만,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현실에 맞게 수정해 나가는 지혜도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공약가계부 실천에 있어서 국민과 더 많이 소통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회와도 충분히 교감을 나눠 균형 잡힌 재정 집행이 되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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