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금값 하락 때문에 미국 대학들 가운데 이례적으로 과감한 금 투자를 단행한 텍사스 대학 기금에 구멍이 뚫렸다.


자산 규모 미국의 2위 대학 기금인 유팀코(Utimco)가 최근 금값 하락으로 3억달러(약 3342억원)의 장부 손실이 발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팀코는 텍사스 대학 및 텍사스 A&M 대학 시스템의 기금을 운용하는 투자자문회사다. 자산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하면 하버드대 자산운용사인 하버드 매니지먼트 컴퍼니의 뒤를 이어 2위다.


유팀코가 단행한 금 관련 투자분의 장부 가치는 금값이 고꾸라지기 전인 지난해 10월 14억달러에서 최근 11억달러로 줄었다. 금 투자를 시작한 2009년 초기 투자금 대비로는 여전히 1억5000만달러의 차익을 내고 있지만 금값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떨어질 경우 투자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금값은 거침없이 하락중이다. 이날 금값은 온스당 0.5% 하락한 1377.80달러에 거래됐다. '꼭지'를 찍었던 지난해 10월 1794.10달러 대비 23% 떨어졌다. 올해 하락률만 18%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금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 세계 경제가 회복 움직임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에 굳이 돈을 넣어둘 필요가 없어졌다.


만약 유팀코가 2009년에 금 투자를 하지 않고 차라리 S&P500지수에 투자를 했더라면 60%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유팀코는 2009년 금 투자에 나설 당시 달러, 유로, 엔화에 대한 헷지 수단으로 9억5000만달러의 실탄을 금 선물 매입에 쏟아 부었다. 이후 금 투자 방식을 선물에서 금괴 매입으로 전환했다. 유팀코는 대학 기금 운영 포트폴리오 가운데 벤처회사, 부동산, 국채 투자 할당량과 같은 4%를 금 투자에 할애하고 있다.


유팀코의 금 투자분 장부 손실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미국 대학 가운데 소속 투자자문사를 통해 금 투자에 나서는 곳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708개 대학 기금 가운데 15% 만이 금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 금융컨설팅업체 커먼펀드의 존 그리스울드 대표는 "금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오히려 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보관료를 내야한다"면서 "소수의 대학 기금만이 금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팀코는 금 투자 손실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브루스 짐머만 유팀코 최고경영자(CEO)는 "투자한 자산이 손실 보다는 이익을 내기를 항상 바라고 있지만 우리는 단타를 전문으로 하는 투자자가 아니다"라면서 "금은 헷지용이며 여전히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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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팀코는 금값 하락 때문에 장부 손실이 발생했지만 금 보유량을 줄일 계획은 없다"면서 "되레 쌀 때 더 사두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미 연준이 돈 줄을 조이기 전까지는 금 투자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유팀코의 이러한 입장이 여전히 금 투자에 낙관적 전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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