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역사 교육의 부재'에 대해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53·사진)은 한탄하듯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학교에서조차 제대로 된 국사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 것이다. 단순히 학교에서 국사 수업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를 떠나 오히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패러다임에 청소년 등 젊은 세대들이 "말려들어가고 있다"는 게 박 실장의 진단이다.
박한용 실장이 몸담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도 한바탕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 12일 홈페이지가 불법해킹을 당해 회원 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됐다. 해마다 5월이 되면 홈페이지가 악의적인 글들로 난도질을 당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공격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박 실장의 개인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도 운영이 어려울 정도가 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991년 친일연구가 임종국 씨의 뜻을 계승해 '반민족문제연구소'로 출범했고, 1995년 민족문제연구소로 이름을 고쳤다. 박한용 실장은 연구소에서 2009년 2000여쪽에 이르는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들어 민족문제연구소가 다시 화제가 된 것은 지난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동영상 '백년전쟁'때문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제강점기 행적과 박정희 정권의 경제 정책을 다룬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200만명을 넘으며 화제가 됐다.
최근 일부 종합편성채널의 5.18 민주화운동 왜곡 방송에 대해서도 따끔한 지적을 늘어놓았다. "5.18은 기본적으로 군부권력이 정권을 집권하기 위해 광주에 공수부대를 투입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수많은 보고서나 역사적으로, 법률적으로 확인된 부분인데, 이거를 색깔론으로 몰고 가서 되겠는가. 이는 상상도 하기 힘든 유족들의 아픔까지 모독하는 것이다. 언론은 사회적인 책임과 객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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