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올라온 게시물들. 이들은 어나니머스의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에 기록된 이메일 주소 등을 이용해 무차별 마녀사냥을 전개하고 있다.(출처 : 일간베스트저장소 홈페이지 캡쳐)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국제적인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북한의 대남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이 무차별 신상털기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어나니머스가 지난 4일 우리민족끼리의 가입자 9001명을 공개한데 이어 6일 나머지 6216명의 명단을 추가 공개하자 또 한차례 네티즌의 신상털기가 시작된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간첩을 잡는다'며 해킹명단에 있는 아이디와 메일주소를 바탕으로 구글링 검색 등을 이용해 신상을 털고 있다.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해 활동하는 경우 법적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물론 이중에는 간첩이라고 의심될 만큼 북한을 찬양하거나 비정상적인 선동을 하는 이들에 대한 고발글도 있다. 그러나 성병 감염 여부를 묻는 질문이나 개인 중고품 거래 내역 등 사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거리낌 없이 폭로한 글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러한 무차별 마녀사냥식 신상털기로 인한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과거 운동권이나 강성 노조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신상털기의 희생양이 된 이들이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6일 트위터를 통해 "(어나니머스 해킹명단) 그거 털어내 나올 거 없을 거예요. 근데 그 와중에서 엉뚱하게 피해복구 애먼 사람들은? 나만 아니면 괜찮아요?"라며 신상털기의 부작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에는 이회창, 이명박 등 보수인사들의 이메일 주소도 포함돼 있다. 한 60대 네티즌이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하며 이들의 메일주소를 기입했기 때문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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