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앞 해운업계…"올 경기불황 지속시 30% 경영한계"
商議 175개 해운업체 대상 조사 결과, 연내 회복 예상기업 3.5% 불과…LTV 적용기간 유예 등 절실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해운회사 55개사, 평균 감소폭 146%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국내 해운업체 10곳 중 3곳은 올해 안에 해운업 경기가 회복되지 못할 경우 '경영 한계'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 기업 비율이 한 자릿수에 그친 점을 감안할 때, 해운업계의 체감 경기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국내 해운업체 175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운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미 한계상황'이라는 답변이 9.7%, '올 상반기 혹은 올 하반기가 한계'라는 답변이 18.8%에 이르렀다. 30%에 가까운 기업들이 경영 한계 시점을 올해로 꼽은 것이다.
'해운경기가 올해 안에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3.5%에 불과한 반면 '내후년에나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비율은 44%, '내년 하반기'로 꼽은 기업은 28.6%로 집계됐다. 연내 정부의 해운경기 회복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상당수의 기업이 최악의 상황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최근 경영 애로요인으로 응답 기업들은 경기둔화로 인한 물동량 감소 및 매출부진(68.0%), 유가 등 운영원가 상승(41.7%), 자금유동성 확보(35.4%), 운임하락(25.1%), 원리금 상환시점 도래(8.0%), 선가 및 담보가치 하락(4.6%), 선원 등 인력난(1.7%) 등을 차례로 꼽았다.
해운업 위기극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부 정책 과제로는 ▲원리금 상환 및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적용기간 유예(49.1%) ▲정부의 선박매입 및 대출상환 보증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지원(35.4%) ▲선사 공기업, 조선소, 금융기관이 공동 참여하는 합작선사 설립(11.4%) ▲전문인력 양성 지원(1.7%) ▲선사간 인수합병(M&A) 지원 등을 통한 대형화 유도(1.1%) 등이 제시됐다.
한편 국내 해운업체 99개사의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기업이 55개사였고 평균 감소폭은 14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경기 불황으로 매출액은 감소한 반면,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는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영업이익이 줄어든 업체들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 줄었으나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는 각각 0.1%, 6.8%씩 증가했다.
대한상의는 "해운물동량 급감, 운임 하락, 유가·원자재 등 운영원가의 상승 등으로 경영난에 빠진 해운업체들이 많다"며 "경기불황과 함께 원금상환시기 도래, 이자비용 등 부채에 대한 부담이 커져 자금유동성 확보에도 비상등이 켜진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해운업체 99개사의 유동비율을 살펴보면 전체 기업의 75.8%가 100% 미만을 기록했고 56.6%는 지난해 유동비율이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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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단기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을 1년 이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을 의미한다. 보통 150∼200%는 돼야 건전한 것으로 보며 100% 이하면 급격한 유동성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해운업계는 지난 몇 년간 계속돼 온 글로벌 경기침체와 매출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 저하와 함께 유동성이 악화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해운업체가 유동성을 보강해 선박노후화에 대비하고,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원리금 상환과 LTV 적용기간 유예 등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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