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코스닥 상장업체 대표가 전문 주가 조작꾼들을 끌어들여 자사 주가를 올리려다 결국 재판을 받게 됐다. 경쟁업체 수준으로 주가를 올릴 목적이었지만 시세조종 결과는 실망스러웠고 이전투구 끝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전문 주가 조작꾼 조모(48)씨, 방송인 장모(46)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바이오 연구개발업체 G사 대표 유모(55)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시세 조종으로 4억 2500만원 규모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시세보다 높거나 미리 거래 가격과 물량을 정해놓고 짜고 거래하는 주문을 넣는 등 1494차례에 걸쳐 시세 조종하는 사이 주가는 60.7%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세조종엔 100억원대 자금과 131개 증권계좌가 동원됐다.

검찰 조사 결과 유 대표는 2009년 코스닥 상장 뒤 G사 주가가 경쟁업체 절반 수준에 그치자 “한달 내 주가를 2배 이상 띄워달라”며 장씨를 통해 조씨 등 전문 주가 조작꾼들에게 현금 3억과 담보주식 20만주를 건넸다. 유 대표는 사전에 자금세탁으로 현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년전부터 공중파 및 케이블 방송에서 증권 방송 전문가로 활동해 온 장씨는 조씨 섭외 대가로 6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장씨는 금융감독원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방송 활동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조작 총책을 맡은 조씨는 팀을 둘로 나눠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시세조종에 나섰고,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빈번히 장소를 옮겨 다니며 점조직 형태로 활동했다.


유 대표는 작업 상황에 따라 현금 2억원과 주식 10만주 추가 제공을 약속한 뒤 생각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자 “추가 지급 전까지 8000원까지는 맞춰달라”며 구체적인 목표 주가를 제시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전문 주가 조작꾼을 동원하는 한편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을 부풀린 허위 공시와 보도자료를 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은 생각보다 실적이 좋지 않은 데 따른 내분으로 덜미를 잡혔다. 당초 유 대표와 주가조작꾼, 전주에 각 40%, 20%, 40% 수익배분 비율까지 정해뒀지만 100억을 투입하고도 시세차익은 4억여원대에 그쳐 실제 전주 몫은 배분되지도 않았다.


이 와중에 정상 투자로 착각하고 평생 모은 돈 10억원을 자금으로 댔다 모두 탕진해 가정이 파탄 난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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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서로 수사기관에 신고하겠다고 다투던 가운데 유 대표가 “협박을 당했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냈다. 검찰은 그러나 진정 내용을 살펴본 결과 주가조작 혐의가 의심돼 금감원 심리분석을 의뢰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감원 심리결과가 도착한 지 1개월만에 신속히 수사해 기소했다”며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적인 주가조작 행위에 대해 계속 수사해 즉각적인 단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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