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에게 듣다]'욕망을 디자인하라'의 저자 정경원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여기저기서 '창조경제'를 부르짖는다. 지식인, 관료, 정치인 모두 '창조경제'의 주창자인 듯 하다. 다양한 의견과 제안이 넘친다. 출판계에서도 창조경제는 트렌드이자 중요한 키워드다. 최근 디자인 분야의 저술가인 정경원 카이스트 교수(63, 사진)가 '욕망을 디자인하라'는 책을 펴냈다. 정 교수는 "디자인은 창조산업의 한 분야이면서 창조산업의 핵심인 문화, 방송, 광고, 출판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공통분모"라고 설명한다.결국 창조산업의 성공 여부는 디자인으로 귀결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지난 1984년 KAIST 산업디자인학교 교수로 부임한 이후 한국디자인진흥원장,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 등을 맡아 '디자인 행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배려하는 디자인', '사람을 위한 디자인', '나누는 디자인', '치유하는 디자인'을 통해 산업과 사회 발전을 꾀할 것을 제안한다. 이에 저자에게서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듣는다.
▲ 이 책에선 사회적 통섭, 창조경제 등 주요 이슈와 디자인이 어떻게 결합하고 진화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과 방향은 무엇인가 ?
- 과학기술의 발견과 발명, 사회적 진보, 인식 확대 등에 발맞춰 디자인도 변화를 거듭했다. 어느 경우는 디자인이 미래적 관점을 제시하며 산업 발전을 촉진시켜왔다. 바로 디자인은 사람의 본성에 맞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여기서 디자이너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책임과 사명감을 지녔다. 선진국에서는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사회적 구원자(Social savior)’ 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좋은 디자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킨다. 또한 풍요롭고 인간다운 사회를 이루는데 기여한다. 디자인의 본질적인 힘은 무엇인가?
-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욕망을 읽어내는 통찰력, 욕망을 맞춤형으로 채워주는 창의력, 하찮은 것을 아름답게 만드는 조형력이다.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에게 정말 유용한 것을 만들어내려는 생각과 능력이야말로 디자인의 존재 이유다.
▲ 디자인은 단순한 치장술이 아니다. 근원적인 생활의 문제, 미학적·실용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도 쓰인다. 디자인 경영을 추구하는 경영자에게 필요한 관점은 ?
- 디자인이 제시하는 창의적인 해결안을 현실적인 잣대로만 재려고 하면 안 된다. 흔히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애써 만들어낸 독특한 특성들이 잘려나가면 평범한 것만 남게 된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특별함을 만들어내려면 남다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베스트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쓰는 돈과 노력은 비용이 아니라 더 큰 이익을 가져오게 하는 투자다.
▲ 일반인들은 디자인을 미술의 일부로 안다. 일반인이 디자인의 본질과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디자인을 응용미술로 보는 경향이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디자인도 엄청나게 진화된 것을 모른다. 거기에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하려는 데서 디자인에 대한 오해가 생겨나기도 한다. 흔히 ‘디자인 민도(民度)’라고 한다. 이 책이 일반인의 디자인 지수를 높이는데도 기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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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잡스 등 세계적인 혁신가들은 디자인에서 해법을 찾았다. 왜 디자인이 혁신의 원천인가 ?
- 훌륭한 디자인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그런 디자인을 창조하기란 정말 어렵고 힘들다. 그러나 시장은 창조적 디자인을 한 눈에 알아본다. 전 세계에 애플 마니아들이 생겨난 것은 감성에 호소하는 단순한 디자인에 홀딱 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유능한 혁신가라도 서로 생각이 통하는 디자이너와 함께 일할 때 비로소 창조적인 해법을 찾아 낼 수 있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이 조나선 아이브 (디자인 부사장)와의 격의 없는 협력에서 비롯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 경영자들이 알아야할 디자인 경영의 핵심은 무엇인가 ?
- 디자인으로 특별한 것을 만들어내는 디자인 경영이 창조경제의 성패를 좌우한다. 문화유산, 아트, 미디어, 창조적 서비스 등 창조산업의 경쟁력은 디자인에서 나온다. 따라서 디자인은 창조산업의 한 분야이자 산업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통 요소다. 영국의 창조산업이 크게 번창하는 것은 뛰어난 디자인경영 역량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 국가는 디자인 혁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
-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는 다양한 디자인 진흥 활동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해주는 국가적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스타트 업’에서부터 ‘히든 챔피언’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필요에 따른 맞춤형 디자인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국가의 상징, 경관, 스카이라인 등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호감이 가는 국가 정체성이 형성될 수 있다. 우리 경제를 ‘뜨거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에서 벗어나려면 디자인과 산업의 접점을 더 깊이 탐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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