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가입자 처벌 어떻게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 웹사이트 가입자들은 국가보안법 위반 처벌대상인가? 국가해킹 피해를 봤던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6일 오후 복구된 가운데 가입자 명단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 등 사정당국은 내사에 착수했지만 위법한 경로를 통해 단순 가입 사실을 파악한 것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자신들을 국제해커 집단인 '어나니머스'(Anonymous)라고 밝힌 이들은 지난 3일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해킹해 가입자 1만 5000여 명의 정보를 빼냈다고 주장하면서 4일 9천1명, 6일 6216명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신상정보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리 등 정치인들의 계정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당시 사용한 이메일 ‘mb2181@collian.net', 이회창 전 총리는 leehc@hannara.or.kr,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는 ghil@ghil.net, 김학송 전 새누리당 의원은 khs2385@assembly.go.kr으로 가입됐다.
하지만 이들 가입자 이메일은 김모(60)씨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사용한 이메일, 이회창 전 총리가 한나라당에 몸담을 당시 쓴 이메일을 사용해 회원가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이 이메일을 이용해 우리민족끼리에 아이디 25개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유력 정치인 등 유명인사의 이메일 주소는 인터넷상에 공개돼 있어 이를 이용해 우리민족끼리에 계정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어나니머스가 6일 추가로 공개한 북한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회원 6000여 명의 이메일 계정 가운데 국내 포털업체가 제공한 것이 500여 개로 확인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내 포털 이메일 계정은 ▲ 네이버(naver.com) 238개 ▲ 한메일(hanmail.net) 233개 ▲ 네이트(nate.com) 31개 ▲ 다음(daum.net) 16개 등 총 523개였다.
어나니머스가 지난 4일 공개한 1차분을 합하면 한메일이 1679개로 가장 많았고 ▲ 네이버 459개 ▲ 다음 84개 ▲ 네이트 68개 ▲ 엠팔 63개 ▲ 한미르 40개 등 총 2천393개로 나타났다. 어나니머스가 해킹으로 확보한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1만5000여 명의 이메일 계정 가운데 국내 포털업체가 제공한 것만 2600여 개에 이른다.
이날 추가로 공개된 이메일 계정 가운데 절반이 넘는 3500여 개의 계정은 중국을 포함한 해외 포털업체가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핫메일(hotmail.com)이 1633개로 가장 많았고, ▲ 지메일(gmail.com) 762개 ▲ 야후(yahoo.com) 445개 ▲ 엠에스엔(msn.com) 31개 등 총 2871개에 달했다.
어나니머스는 이번에도 1차 공개 당시와 마찬가지로 사이트 가입자가 입력했던 아이디, 성별,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생년월일, 비밀번호 등 정보를 공개하면서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정보를 모두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 국가정보원은 국내 가입자로 추정되는 이메일 사용자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를 시작했지만 법률적용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본인이 가입한 것인지 도용된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공안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 관계자도 “단순 가입 사실만 가지고 처벌하기는 어렵다”면서 “가입 경로와 목적, 활동 내역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개된 명단은 불법적으로 해킹한 정보인 만큼 위법수집증거배제원칙(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의해 발견된 증거는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증거 능력이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 관계자도 "현재 어나니머스가 다른 북한사이트도 해킹을 하고 있다고 선언하고 있어 얼마나 더 많은 가입자명단이 나올지는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추후 사태를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