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개론' 속 '서연의 집', 카페로 재탄생
[서귀포(제주)=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지난해 첫사랑이라는 감성적 소재를 건축과 집이라는 개념과 접목해 관객과 평단의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촬영지 '서연의 집'이 카페로 재탄생됐다.
2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위미1리에서는 배우 엄태웅 한가인, 이용주 감독, 구승회 건축가, 우승미 미술감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카페 서연의 집' 오픈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의 진행을 맡은 명필름 이은 대표는 "원래 서연의 집을 시나리오 작업실로 쓸 예정이었지만, 그렇게 되면 내부를 많은 분들께 공개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갤러리 카페로 준비하게 됐다. 카페 오픈은 처음이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점이 (영화와) 비슷했다. 물론, 어려운 점도 많았다"고 말했다.
'서연의 집'은 극중 승민(엄태웅)이 자신의 첫사랑인 서연(한가인)위해 지은 집으로 단순한 배경으로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주인공이라 불릴 만큼 관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두 주인공을 15년 만에 재회시키는 매개체이자 미완의 기억을 완성하는 공간으로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강렬한 인상과 긴 여운을 남겼다.
'서연의 집'을 설계한 구승회 건축가는 "영화에서 나온 부분에 대한 많은 분들의 기억들을 보정하려 노력했다. 또 영화 속 기억 뿐 아니라 여기 오시는 모든 분들이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건물의 모양이 조금 달라졌다. 하지만 홀딩 도어가 열리며 바다가 보이는 등의 부분은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건축학개론'을 연출한 이용주 감독은 "작년 이맘 때 70만 관객이 들었던 날짜이다. 영화 한 편을 찍고서 그 영화가 기념되는 '서연의 집'이라는 공간으로 영구히 남을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진정한 엔딩이자 더 할 수 없는 영광이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고 이렇게 좋은 건물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서연의 집'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배우 엄태웅과 한가인은 영화 속 세트가 오래도록 남게 됐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엄태웅은 "영화를 찍고 나면 세트나 추억이 깃든 그런 장소가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나도 기억 속에서 많이 잊혀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는 영화도 좋았고, 또 세트였던 곳이 오래 남게 돼 기쁘다"며 "나도 제주도에 오면 자랑스럽게 올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좋다. 앞으로도 이 카페가 많은 분들에게 첫사랑을 떠올리는 명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가인은 "여기 오고 '서연의 집'이라고 써 있는 간판을 보고 좋았다. 투자도 하지 않고 이렇게 멋진 곳에 집을 얻게 돼 좋다"며 "나도 엄태웅과 마찬가지로 세트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여러 번 들를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 같아 감사하다. 자주 찾아 달라"고 말했다.
'카페 서연의 집'은 2012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갤러리 카페' 설계를 시작해 9월에 착공, 만 6개월만인 2013년 3월에 완공됐다. 영화 개봉 후 정확히 1년 만에 '카페 서연의 집'이라는 간판을 달고 이날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운영은 명필름 문화재단에서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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