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코리아]대형마트 눌러도 재래시장 살아나지 않는 까닭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입춘을 훌쩍 지났지만 국내 유통업계의 체감 경기는 아직 '한파'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통은 특히 서민경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경기를 적접 몸으로 체감하는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통업계를 압박하고 있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오히려 고소득층의 지갑을 열기 위한 서비스 품질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들은 '질좋은 서비스'를 찾아다니기 때문에 한쪽(대기업)을 누른다고 다른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는 것.
아울러 소비여력이 줄어든 근본원인으로 고용감소, 가계부채를 꼽고 장기적이고 단계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령화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인 안전장치를 통해 소비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상린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의 경우 정부의 규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무조건 대형마트를 누르려고 하지만 그것이 바로 전통시장 등으로 내수 시장에 바로 전이가 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 교수는 "오히려 한쪽은 당장 규제에 막혀 매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사람들이 마트 가지 말라고 해서 시장 가는 것은 아니다. 정작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시장 등 중소기업의 육성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 등을 추가로 못 열게 한다고 사람들이 동네 빵집 가는 것이 아니다"면서 "맛과 서비스가 좋아야 가는 것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잘 되려면 이런 점들을 개선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연구실 박사는 "최근의 외식업 규제는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확장되니까 이를 지정해서 외식업을 보호하려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비가 많아야 한다는 점을 오히려 간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을 때 외식업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느냐에 대해 반문이 든다"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것을 하고 싶고, 먹고 싶은데 이런 규제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내수 활성화를 이루기 어렵게 하는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내수활성화를 위한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소비여력을 늘리는 것이다.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수진작을 위해서는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고용창출, 가계부채 해결 등이 선행되야 한다"면서 "힘들어도 단계적으로 가계부채를 갚아나가면서 재무구조를 튼튼하게 만들면 자연스럽게 소비여력이 늘고 시장도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함에 따른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사회에서 해소해 주는 것도 소비진작을 위해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강종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노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사람들이 저축을 하려고 하고 돈을 쓰지 않는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정책적인 보장이 강화돼야 한다. 은퇴연령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사회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소득층의 지갑을 열게 하는 색다른 서비스 등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강 책임연구원은 "침체기에는 소비여력이 되는 계층에서 돈을 써줘야 한다"면서 "지나친 규제를 완화하고 헬스케어·여가·레저 부문에서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지원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고소득층의 소비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당위성이 없다"면서 "연소득 7000만~8000만원 수준인 소득계층의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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