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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코리아]한해 10조원 로열티 내주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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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살려 '경제출혈' 막아야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국내 최초의 대형마트인 이마트 창동점에는 1993년 비정규직을 제외하고 3명의 정직원이 근무했다. 이로 부터 20년인 지난 올해 이마트 창동점에 근무하는 정직원은 150여명으로 늘었다. 이마트는 14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1만6176명의 정규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국내 일자리가 수출주도형 제조업 중심에서 유통ㆍ서비스ㆍ관광 등 내수 산업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단순 계산상으로 이마트 점포 한 곳을 열 때마다 110∼150명의 신규 고용효과가 생겼던 것 처럼 내수산업의 성장은 곧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에서 2009년까지 서비스 소비 증가로 인한 고용유발인원은 125만명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제조업의 고용유발 인원 10만명의 1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최근들어 내수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고용유발효과가 큰 국내 유통, 서비스, 관광산업이 처한 현주소는 그렇지 못하다.

유통의 경우 정부가 골목상권 영업규제 등 강력한 메스를 가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이라 신규 고용창출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
그나마 유통가서 올리는 수익도 버는 족족 해외 기업들에게 배당과 로열티로 지급돼 국내 경제 성장 기여도도 낮다. 내수에서 차지하는 해외 브랜드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투자-생산-소비간 순환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소비로 인한 기업 이익이 외국으로 빠져 나가면서 제대로 투자되지 못하고 생산 차질로 이어지면서 소비심리 위축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외국에 지급한 '지적재산권 등 사용료 지급액(로열티)'은 약 10조원에 달한다.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내고 있는 국내 패션 대기업들도 라이선스 및 직수입 브랜드 매출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라이센스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 비중이 10%에서 많게는 30%를 차지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의 매출비중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국내 유통ㆍ서비스ㆍ관광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손톱밑 가시도 여전히 많다. 최근 급신장하고 있는 의료관광 산업만 봐도 그렇다. 주중한국대사관 영사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중공관에서 발급된 한국방문 사증(비자) 중 의료관광용은 3000건이었다. 의료관광용 사증을 처음 도입했던 2011년 당시 1700건보다 72%가 급증한 것이다.

문제는 한국을 찾고 있는 의료관광객이 매년 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주도적으로 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현행법상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해선 유치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병원이 그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유치회사를 따로 신설하거나 해야 한다. 각종 광고 활동도 제약받는다.

이같은 가시는 해당 산업의 경쟁력 약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관광산업 경쟁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26위로 경제통상 규모에 비해 매우 낮게 평가돼 있다. 국민의 관광인식(친밀도), 관광기반시설, 환경의 지속 가능성 등에서도 각각 32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역시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금융이나 지식기반 서비스 비중이 극히 낮고 70% 이상을 자영업이 차지하고 있다.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구조조정에서 밀려나 어쩔 수 없이 생계형 자영업에 나선 이들이 사실상 국내 서비스산업을 이끌고 있는 게 현실인 셈이다. 더욱이 50대 자영업의 비중이 점점 높아져 40대를 추월했다는 점은 은퇴 이후에도 생계를 위해 생활전선에 나서야 하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즉 취업난과 일자리 불안이 서비스업 성장의 밑에 깔려 있는 셈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동북아 허브의 교통중심지, 찬란한 역사문화 유산과 매력 있는 한류문화, 한국사회의 역동성, 수려한 자연, 의료산업 등을 매력으로 꼽는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지금, 관광산업이 위기 돌파를 위한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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