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분할 횟수..신편입생 적용 제외 등으로 부담완화 효과 떨어져

등록금 분납 된다고? 난 왜 몰랐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주부 김경숙(47) 씨는 아들이 올해 4년제 대학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합격의 기쁨도 잠시, 등록금 마련에 걱정이 앞섰다. 수업비에다가 입학금까지 합쳐서 나온 금액이 450만원 가량. 회사원 남편의 수입으로는 부담이 가는 목돈이다. 김 씨는 "월급쟁이들은 학기마다 큰 돈을 쓰기가 부담인데, 매달 쪼개서 결제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하소연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대학생이 있는 가정들은 등록금 마련에 골머리를 앓는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이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분할 납부'를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률은 극히 저조하다. 우선 각 대학들의 홍보 부족 등으로 김 씨처럼 등록금을 나눠서 낼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복잡한 절차, 3개월 이하의 짧은 분할 횟수, 신·편입생 적용 제외 등으로 실제론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등록금 분할납부를 실시하고 있는 대학은 전국 340개교 중 307개교로, 90% 이상이 이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분할납부 이용 실적은 매우 저조해, 대부분이 등록금을 일괄적으로 한꺼번에 내고 있다.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따르면 국민대의 경우(지난해 7월 기준) 분할납부를 신청한 학생은 48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1만8000여명은 일괄납부를 선택했다. 서강대도 3번에 나눠서 납부가 가능하지만 이용자는 전체의 3%인 266명에 그쳤다. 연세대가 1409명이, 고려대가 977명으로 이용자 수가 많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대학에서 분할납부 실적은 5%에도 못 미친다.


학부모들로서는 한 번에 목돈을 내는 것보다 여러 차례 쪼개서 납부하는 게 유리한 데도 이렇게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보다 대학의 홍보 부족 탓에 대부분이 분할 납부가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등록금 분납은 고지서가 나오기 전에 별도의 신청기간을 두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기간을 놓치기 쉽다. 경기도의 한 대학에 다니는 졸업반 학생은 "등록금은 당연히 한 번에 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목돈 마련을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분할 납부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만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분할 납부제가 도입됐더라도 곳곳에 '문턱'이 있다. 우선 신입생이나 편입생, 국가장학금 혜택자 등은 신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대학이 많다. 또 각 대학마다 정한 분할 납부의 횟수와 기간도 짧다. 결과적으로 400만원을 한 번에 내나, 한 달에 두 번 나눠 내나 사실상 별 차이가 없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2012년 대학별 등록금 분할ㆍ카드 납부 현황'에 따르면 전체 279개교 가운데 3개월 동안 3회 납부하는 대학이 77개교로 가장 많았다. 2개월간 2회 납부하는 대학은 56개교, 3개월간 2회 납부 대학은 40개교로 집계됐다.


연덕원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한 달 사이에 두 번 나눠서 내라고 하는 곳도 있는데 이러면 분할납부라고 볼 수도 없다. 기간을 길게 잡고 여러번 나눠서 낼 수 있도록 해야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AD

대학 측이 분할납부에 대해 이렇게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이용하기도 쉽지 않게 한 데에는 분할납부를 꺼리는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신학기가 되면 재정이 많이 쓰이게 되니까 대학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받아서 예산을 확보하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분할 납부와는 별도로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결제하는 대학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는 수수료 부담 문제가 걸려 있어 적극적으로 권장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등록금 카드 결제에 따른 수수료가 1.5~2%인데 대학이 부담하는 경우와 학생이 부담하는 경우가 있다. 대학이 부담하더라도 결국은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할 교육비가 카드사에 들어가는 셈이 된다. 오히려 분할 납부를 효율적으로 확대 실시하도록 여러 차례 대학들에 공문 등을 통해 권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