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살아야 인도 경제가 산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인도 사회는 초고속 성장, 중산층의 폭발적인 확대 등으로 주목받아왔다. 인도 경제에 성장 신화 속에는 감춰진 사실이 하나 있는데, 인도 인구의 절반을 구성하는 여성들이 경제적 참여율이 극히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는 사실이다. 여성들이 막상 직장에 취업을 하더라도 남성 중심의 기업 분위기 속에서 여러 종류의 위협에 직면하면서 일하기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인도 경제 성장이 정체 된 데에는 남녀 불평등 문제도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적자원이라는 측면에서 여성들의 참여를 배제한 채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제전략연구소에서 발표된 '인도 경제 : 나머지 절반( India's Economy: The Other Half)'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에는 4억7800만명의 근로자가 있는데 이중 여성 비율은 24%에 불과했다. 더욱이 간부 단계에 가면 여성의 비율인 5%로 줄어든다. 세계 평균이 20%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격차다. 한참 일할 시기의 여성들이 회사를 떠나기 때문이다.
남녀간의 불평등 문제는 인도 경제 성장 전망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은 2011년 9.3% 성장했지만, 중국은 6.9% 성장에 그쳤다. 이같은 차이는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지만, 중국 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적 참여가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점도 반영되어 있다. 갤럽 등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여성들은 인도 여성들에 비해 취업하기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락쉬미 푸리 유엔여성기구 부사무총장은 여성들이 전문적인 일해서 일할 기회가 제대로 주어진다면 인도 경제는 4.2%포인트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뉴델리 버스 집단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지난달 23일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경찰, 사법체계의 문제점 외에도 인도 사회에 광범위하게 만연한 성차별, 직장내 성희롱, 남아 선호 사상에 따른 인구 불균형 문제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이런 인도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부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며, 기업들 역시 인도 여성들의 입장에 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강조했다. 그것이 인도 여성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일 뿐만 아니라 인도 세계가 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기업들은 인도 여성들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은 여직원들이 안전하게 집에 갈 수 있도록 택시를 태우고 있다.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은 여직원들이 출장을 갈 때에는 혼자 다니지 않도록 여직원의 어머니 체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회계기업 언스트앤영은 여직원들의 부모와 시부모를 상대로 교육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여성들이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이런 여성 직원들을 위한 노력들을 다른 기업들이 따를수록 인도 경제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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