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편법증여 논란과 함께 왜곡된 자식 사랑을 의심받던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74)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최동렬)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의 남편이다.

재판부는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에 의한 조세포탈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세무당국에 제출된 주주명부가 실질권리관계에 부합할 필요는 없고 작성시기에 진정하게 작성된 것이면 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감정의뢰 결과 등에 비춰 2008년 세무당국에 제출된 주주명부가 급조해 조작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이후 원본을 잃어버린 책임을 김 회장에게 물을 순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1998~2008년 가짜 주주명부 등을 이용해 두 아들에게 회사주식 185만주(시가 730억원)를 물려주고 증여세 476억 770만원을 포탈한 혐의로 김 회장을 지난해 3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김 회장이 1998년 차명주식을 실명전환한 뒤 2004년 허위의 주식반환 청구소송을 내 임원들 명의로 다시 넘겨준 다음, 2008년 해당 주식의 실제 소유주가 자신의 아들들이란 확약서 등과 함께 허위의 주주명부를 서울지방국세청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은 “사회지도층의 변칙적인 부 승계의 전형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의 주주명부 원본은 이후 사라졌다. 원본을 확보하지 못한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주주명부 작성자들의 작성 경위에 대한 진술이 어긋나고 실질주주가 김 회장의 아들들이 아니었다는 점 등을 주장하며 간접사실로 다퉈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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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재판부는 “작성자가 일치하는 점이 확인된 이상 작성경위는 증거가치가 떨어지고, 실질주주 부분은 선뜻 믿기 어려우나 증여사실이 반영되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며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인천지검 외사부는 가짜 서류를 꾸며내 자녀들을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업무방해, 위조사문서행사 등)로 47명의 학부모를 지난해 11월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학부모 중엔 김 회장의 며느리도 포함돼 어긋난 자식사랑이 대물림됐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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