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기 부양책, 동남아엔 ‘약’…한국엔 ‘독’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장기 경기침체 탈출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부양책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약’이 되지만, 한국 경제에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일본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일본 기업들이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자원 주문을 늘리고 저렴한 펀드조성에 힙입어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HSBC홀딩스와 크레딧 스위스 그룹은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를 일본 통화완화 정책과 아베 신조 총리의 10조3000억엔 규모의 부양계획의 최대 수혜자로 꼽았다. 반면 한국은 엔화 약세에 따라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크레딧 스위스 그룹과 호주의 ANZ 은행그룹은 분석했다.
HSBC의 프레드릭 니먼 아시아태평양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는 “일본의 저렴한 자금 공급은 일본 기업들과 은행들의 동남아 국가에 대한 투자를 확대시킬 것”이라며 “이것은 동남아의 자산 가격과 투자, 소비를 자극해 동남아 국가들이 올해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취임 직후부터 일본 중앙은행에 추가 통화완화책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세 번이나 경기 침체에 빠진 경제를 활성화시켜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절정을 이뤘던 1990년대 일본 경제로 부활시키기 위해서다.
이에 일본중앙은행도 2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아베 정권이 요구한 2%대 인플레이션 목표를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아소다로 일본 재무상은 지난 18일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와 만나 현재 1%인 소비자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상향조정하는데 합의했다.
이처럼 일본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시중에 풀면 일본 기업들의 해외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일본 내수시장이 살아나면 일본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이 큰 이득을 챙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디플레이션 탈출”과 “엔화 약세”를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아베총리가 지난주 첫 해외순방으로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것도 동남아에 대한 일본의 투자 확대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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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본의 경기 부양책은 한국 경제에 독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크레딧 스위스는 한국을 환율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국가로 꼽았다. 또 일본 최고의 투자은행인 다이와 캐피털 마켓은 한국의 기술회사와 선박회사,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제조가가 이번 엔화 약세 현상에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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