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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원전 고장·사고…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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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듯한 전력 사정→원전 풀가동→원전 만성 피로→줄어드는 정비시간→고장·사고 악순환

원전 안전하지 않다 61% > 안전하다 34.8%
고리원전 1호기 가동 34년째, 울진원전 1호기는 25년…
"수명 넘긴 노후 원전 가동 멈춰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원전 고장·사고…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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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원자력 발전소(원전) 사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번엔 영광원전 3·4호기와 울진원전 1호기다. 울진원전 1호기는 작년 8월에 이은 5개월 만의 고장이다.
18일 영광원전 민간환경감시센터에 따르면 영광 3·4호기는 증기발생기 결함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울진원전 1호기는 17일 원자력출력 계통이상으로 발전이 정지됐다.

단순한 고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까. 울진원전 1호기는 25년된 노후원전으로 첫 가동 이래 지금까지 45번의 고장을 일으켰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매우 높아졌지만 우리 원전은 잇따른 사고와 고장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만 해도 원전 관리 직원들의 비리에서부터 위조 인증서 부품 사용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 발생한 고리 1호기의 정전 은폐사건으로 시작해 6월 고리ㆍ영광 원전의 부품 납품 비리, 11월 영광 5ㆍ6호기, 울진 3ㆍ4호기, 신고리 3ㆍ4호기 등에서의 위조인증서 부품 사용 적발 등 셀 수가 없을 정도다. 그만큼 국민들의 불안은 커졌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과 한국리서치가 조사해 발표한 '2012년 원자력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은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원전이 안전하지 않다'고 대답한 국민은 61%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34.8%)보다 월등히 많았다.

더불어 방사성폐기물 관리가 '안전하다'고 응답은 24.2%(매우 : 0.5% + 다소 : 23.8%)로 전년 대비 5.3%포인트 하락했으며,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은 68.7%(다소 : 56.1% + 매우 : 12.6%)로 전년 대비 무려 17.8%포인트가 상승했다.

국민이 이토록 불안해 하는 원전의 고장과 사고는 대체 왜 잇따르는 걸까.

전문가들은 우리 전력수급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를 꼽는다. 전력 수급 사정이 빠듯하다보니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별다른 대안이 없으니 원전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의 원전가동률과 이용률은 매우 높다. 78.7%에 그치는 세계 평균 가동률에 비해 우리는 90%가 넘는다. 그만큼 안전점검에 시간을 들이지 못한다. 원전은 만성피로에 빠지게 되고, 그만큼 고장과 사고의 비율도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수명 30년을 훨씬 넘긴 노후 원전이 계속해서 가동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고리원전 1호기의 경우 34년간 가동됐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단 0.9% 밖에 생산하지 못하지만 계속되는 전력 수급 불안에 정부는 노후한 원전 1기가 아쉬운 것이다. 전 세계의 원전 평균 수명은 19.3년이다.

계획예방 정비기간이 짧아진 것도 원전을 피곤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원전은 매년 일정한 기간 쉬면서 낡은 부품을 교체하거나 청소 등 정비를 받게 되는데 이 같은 정비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정부도 원전의 피로누적이 심각하다고 보고 원전 가동률을 낮출 계획이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원전 가동률을 80%로 낮추겠다고 보고했다. 지경부는 또 최근 원전의 짧은 정비기간을 늘리고 취약시간대(자정~새벽 4시)의 정비업무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전력당국의 한 관계자는 "세상에 어떤 기계가 25년, 34년간 계속 가동하고도 그 성능을 유지할 수 있나"며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기계, 부품, 용접, 배관이 얽혀 있는 게 바로 원전이다. 이토록 위험한 원전을 34년간 가동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수명이 끝난 노후 원전은 가동을 중단하고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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